최정, 역대 최고액 넘을 것으로 예상 김강민·박재상 등도 준척급 FA 선수 모두 잡으려면 약 200억원 소요 예상
SK “팀의 중심 최정은 무조건 잡는다”
SK는 2014년 FA(프리에이전트) 시장에서 ‘국가대표 2루수’ 정근우(31·한화)를 잃었다. 정근우는 6년 연속(2007∼2012시즌)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룬 SK 왕조의 핵심 선수다. SK를 휘감은 FA 폭풍은 올 해로 끝이 아니다. 내년 이맘때에도 인천 앞바다에는 ‘메가톤급’ 거대 FA 태풍이 예고돼 있다.
● SK 내년에도 FA 태풍의 영향권…모두 잡으려면 실탄만 200억원?
SK에서 2014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는 선수는 최정(26), 김강민, 박재상(이상 31), 조동화(32), 나주환(29), 김상현(33), 이재영(34), 박진만(37) 등 총 8명이다. 박진만은 FA 권리를 재취득하고, 나머지 7명의 선수들은 모두 생애 처음으로 FA가 된다.
이 가운데 최정은 2015년 FA 시장의 최대어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최정이 13일 강민호(롯데)가 롯데와 FA 계약을 체결하며 세운 역대 최고액(4년 총액 75억원)을 무난히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공·수·주 3박자를 고루 갖춘 최정은 리그 최고의 3루수다. 나이도 예비 FA 선수로서는 젊다. 내년엔 10구단 KT까지 FA 시장에 뛰어들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 최정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을 가능성이 크다.
김강민 역시 준척급 FA다. 중견수로서의 수비 능력은 국내 최고로 꼽히고, 2013시즌엔 타율도 3할대(0.301)를 기록했다. 박재상도 17일 KIA와 4년 총액 24억원에 FA 계약을 맺은 이대형에 비해 실력이 뒤지지 않는다는 평이다. FA 시장의 과열 양상은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SK가 주요한 ‘FA 집토끼’들을 모두 잡으려면, 약 200억 원의 실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SK, 장기적인 ‘육성 프로젝트’ 속에서도 “최정은 꼭 잡는다!”
SK는 “2015년 FA 시장 개장까지는 아직도 많은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전략에 대해 섣불리 얘기하기는 힘들다”며 신중한 태도를 취하면서도, “팀의 상징적 존재인 최정은 반드시 잡겠는다는 것이 구단의 공식입장”이라고 밝혔다. 만약 최정을 두고 KT와 영입 경쟁이 펼쳐질 경우, 통신 라이벌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기도 하다. SK관계자는 “8명의 선수가 모두 FA 선언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보상 선수 문제도 있기 때문에, 선수들도 신중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SK는 전통적으로 FA 시장에서 과도한 지출을 자제해 왔다. SK의 최근 행보로 볼 때, 앞으로도 이러한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SK는 올 2월 퓨처스팀(2군)과 루키팀(3군)을 관리하고, 스카우트 업무를 담당하는 육성팀을 신설했다. 거품이 잔뜩 끼어있는 FA 시장에서 전력보강을 하기보다는 내부 육성에 더 많은 공력을 쏟겠다는 것이 SK의 중장기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