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그룹은 최근 일부 계열사 매각을 포함한 3조 원 규모의 강도 높은 자구책을 발표했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도 사재 1000억 원을 출연하기로 했다. 프로농구 동부도 모그룹과 같은 비상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팀 최다인 11연패에 빠져 4승 12패로 최하위에 처졌다. 지난달 22일 삼성을 꺾은 뒤 한 달 가까이 승수 추가에 실패했다.
5년 만에 코트에 복귀한 이충희 동부 감독(사진)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간다. 이 감독은 20일 김주성 박지현 이광재 등 고참들과 장시간 미팅을 갖고 해결책 마련에 골몰했다. 이 자리에서 선수들은 외국인 선수 문제를 집중적으로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수들 사이의 신뢰가 이미 깨졌다는 의미여서 팀워크를 추스르는 게 중요한 과제로 보인다. 동부는 1순위로 뽑은 허버트 힐이 태업 끝에 팀을 떠난 뒤 줄리안 센슬리를 영입했지만 기량과 체력이 떨어졌다. 팀의 리더인 김주성마저 부상으로 벤치를 들락거리고 있어 더욱 휘청거렸다.
신구 선수의 조화도 도마에 올랐다. 수비가 좋다는 이유로 신예들을 중용해 고참들은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다. 프로 데뷔 후 아직 1승도 경험하지 못한 신인 두경민은 무리한 공격으로 팀플레이를 해친다는 지적을 들었다. 이충희 감독은 “경민이에게 어떤 패턴을 줘도 혼자 뭔가를 보여주려고만 한다. 배우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동부는 4쿼터 평균 실책이 3.31개로 10개 구단 중 가장 많다. 선두 SK는 4쿼터 실책이 2.13개로 가장 적다. 경기 막판의 결정적인 턴오버는 승패로 직결된다.
오리온스 시절 11연패에 빠진 뒤 중도하차했던 자신의 과거 전력이 거론되는 데 대해 이 감독은 손사래를 쳤다. “당시와는 상황이 달라요. 아직 시즌 초반인 2라운드입니다. 몇 게임 치고 올라가면 중위권에 오를 수 있어요. 수비 보강과 조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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