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SK-오리온스전 4쿼터 2차례 오심에 오리온스 발끈 KBL도 이미 오심 인정, 그러나 “오심은 재경기 요청 사항 아니다” 매 시즌 되풀이되는 오심 논란 해소의 계기로 삼아야
프로농구에서 심판 판정은 매 시즌 논란을 낳고 있다. 올 시즌도 마찬가지. 오리온스는 20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SK전 4쿼터에 나온 오심 판정에 유감을 표시하면서 22일 한국농구연맹(KBL)에 정식으로 (오심이 시작된 경기 종료 5분55초 전부터) 재경기를 요청했다. 당시 심판진은 승부처였던 4쿼터 2차례에 걸쳐 오리온스의 파울을 선언했고, 판정에 항의하던 추일승 오리온스 감독은 연속 테크니컬파울을 받고 퇴장 당했다. 2번의 결정적 판정으로 흐름을 빼앗긴 오리온스는 69-78로 역전패했다. KBL은 논란이 된 2차례의 파울에 대해 21일 오심임을 인정했다.
● KBL “오심, 재경기 요청사항 아니다”
오리온스 이형진 부단장은 22일 “스포츠는 실력으로 승부가 나야 한다. 판정으로 승부가 결정난다는 것은 경기장을 찾은 농구 팬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또한 경기에 나선 선수들의 자존심을 세워주기 위해 고심 끝에 재경기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재경기 요청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9년 10월 27일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SK-삼성전에서 SK는 경기규칙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심판의 오심으로 패한 뒤 재경기를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 KBL은 “규정상 오심에 대한 제소는 재경기 대상이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KBL은 오리온스의 재경기 요청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상태지만, 정황상 이번 요청 역시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안준호 KBL 경기이사는 “대회 요강대로 결정할 것이다. 논의를 하겠지만, 재경기는 받아들여지기 힘들 것이다”고 말했다.
● 오리온스 “KBL, 새로운 해결책 강구하길”
오리온스는 이틀간의 고심 끝에 재경기를 요청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이번 재경기 요청이 향후 정규리그 기간 중 불리한 심판 판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따랐다. 이형진 부단장은 “구단과 코칭스태프가 이틀간 잠도 제대로 못잘 만큼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다. 규정을 몰랐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 기회에 심판 판정에 대한 논란을 뿌리 뽑자는 의미에서 재경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KBL은 심판판정에 대한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해당 구단에 대한 사과와 함께 해당 심판에 대한 자체 징계를 내리는 등의 조치를 취해왔지만, 효과는 없었다. 게다가 징계에 대해서도 매번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난이 잇따랐다. 이 부단장은 “언제까지 규정, 관례만 들먹이고 있을 것인가. 같은 일이 계속 반복되고 있지 않은가. 많은 회의와 고민 끝에 내린 재경기 요청이다. KBL도 가만히 앉아서 규정, 관례만 생각하지 말고 새로운 해결책에 대해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프로농구 발전을 위해서라도 그냥 물러서지는 않겠다”고 강경하게 말했다.
타 팀 감독들도 공감하는 입장을 나타냈다. A구단 감독은 “단순히 4쿼터 두 번의 파울만이 문제가 아니다. 보는 입장에서도 ‘너무하다’ 싶더라. 서울 경기(SK 홈경기)는 그냥 지고 가는 일정이 돼버렸다. (SK의 전력과 별개로) 심판들이 승부를 좌우해서 되겠느냐”고 지적했고, B구단 감독은 “승부는 선수들의 손에서 결정이 나야 한다. 절대 그냥 넘어가선 안 될 일이다. 이번 일을 통해 KBL도 자극을 받기를 바란다”며 오리온스의 결정을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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