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2-1 격파…김신욱은 부산 원정 대비 국가대표 GK대결 김승규가 정성룡 눌러 27일 부산 꺾으면 최종전 관계없이 우승
K리그 클래식에서는 적수를 찾아볼 수 없다. 어떠한 상황에 처해도 승점을 꼬박꼬박 챙긴다. 그리고 한 번 기류를 타면 흐름이 꺾이질 않는다. 울산 현대가 또 이겼다. 2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 정규리그 38라운드에서 2-1 승리를 챙겼다. 6연승과 함께 22승7무7패(승점 73)로 선두를 지켰다. 우승의 9부 능선도 찍었다. 이번 라운드를 건너뛴 2위 포항 스틸러스(19승11무6패)와 격차는 승점 5. 정규리그 종료까지 2경기씩 남긴 가운데 울산은 27일 부산 아이파크 원정에서 승리하면 남은 최종전과 관계없이 자력으로 우승을 확정한다. 물론 같은 날 포항이 FC서울에 비기거나 패하면 울산의 우승은 확정된다.
● 위기를 기회로 바꾼 울산
울산은 무조건 수원을 꺾어야 했다. 포항의 막판 기세가 매서웠다. 특히 12월1일 시즌 마지막 경기 상대가 포항이었다. 비록 울산의 홈경기로 치러지지만 아무래도 부담이 된다. 아예 추격의 빌미를 주지 않아야한다. 우승을 일찍 확정하고 포항과의 최종전을 축제의 장으로 삼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날 경기전까지 포항과 격차는 승점 2에 불과했다. 울산이 승전고를 울리면 포항도 계속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진짜 불안감은 따로 있었다. 대표팀에 차출됐던 스트라이커 김신욱의 뜻하지 않은 왼 발목 부상이었다. 복숭아뼈가 보이지 않을 만큼 퉁퉁 부어오른 제자의 발목 상태를 보며 울산 김호곤 감독은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 머리 아프다. 가장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
위기였다. 울산은 ‘김신욱 빠진’ 선발 라인업을 짜본지가 꽤 됐다. 올 시즌 한 차례 정도였다. 고민 끝에 수원 원정 명단에 이름을 넣었지만 출전은 불투명했다. 경기 당일 오전까지 김신욱은 호텔 의무실에서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김신욱을 완전히 제외할 수는 없었다. 팀 합류 후 “발목이 부러지더라도 뛰겠다”고 고집하는 그를 교체 명단에 포함시켰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는 울산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김신욱이 없어도 울산은 강했다. 혼란에 빠진 쪽은 수원이었다. 울산 전략에 전혀 대처하지 못했다. 경기 초반 근육 부상을 당한 외국인선수 까이끼를 대신해 투입된 측면 날개 김승용의 어시스트(시즌 3호)는 강민수의 첫 골로 연결됐다. 전반 추가시간 김성환의 추가골은 결승포가 됐다. 여유가 생긴 울산은 김신욱을 후반 교체 투입하며 주중 부산 원정을 대비했으니 일석이조였다. 김신욱은 이날 31분 정도 뛰었다.
이날 경기는 국가대표 수문장 더비로도 이목을 끌었는데, 울산 김승규가 선방쇼를 거듭한 반면 수원 정성룡은 두 골을 실점해 판정패했다. 현장에는 대표팀의 김태영, 박건하 코치가 경기를 지켜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