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KIA는 두산 소속이던 베테랑 투수 김상현을 1라운드 지명으로 영입하는 등 쏠쏠한 수확을 거뒀다. 2라운드에서는 넥센 내야수 김민우, 3라운드에서는 SK 투수 김준을 데려왔다.
팀 전력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세 명을 영입하는 기쁨을 누렸지만, 한편으로는 KIA의 현실을 돌아보는 냉혹한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두산과 삼성, LG, SK, NC 등 대부분 구단들은 이번 2차 드래프트에서 ‘최대인원’으로 볼 수 있는 5명의 선수를 잃고 3명을 얻었다. 하지만 KIA는 한화와 함께 선수 1명만이 유출되는 데 그쳤다. 투수 김성계가 NC의 2라운드 지명을 받았을 뿐이다. 이는 40명의 보호선수 밖에서 다른 팀이 탐낼 만한 선수가 없었다는 의미다. 그만큼 팀 전력이 두껍지 못하고, 유망주는 물론이고 중고참급 선수 중에서도 알짜 선수가 많지 않다는 말이다.
올 시즌 5월 초까지 선두를 질주하다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신생팀 NC에도 밀려 8위로 시즌을 마감한 KIA는 최근 수년간 주전과 백업의 실력차가 크다는 결정적 약점을 노출해왔다. 이는 장기적 안목에서 육성에 실패했기 때문이고, 이번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이는 또 한번 확인되고 말았다. 3명을 데려오고, 1명을 보냈지만 ‘한화급’에 머문 KIA가 웃을 수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