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시마 마무리훈련서 임시주장 중책 의욕만점 리더십에 코칭스태프도 흐뭇 내년 시즌 후 FA “아직 보여줄 게 많다”
넥센 이성열(29)은 요즘 그동안 숨겨뒀던 ‘리더십’을 마음껏 발휘하는 중이다.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훈련캠프에서 임시로 주장 완장을 찼기 때문이다. 넥센 주장 이택근을 비롯한 주축 선수들은 대부분 마무리훈련에 참가하지 않고 목동구장에서 보강훈련을 하고 있다. 따라서 넥센 염경엽 감독은 가고시마에 도착하자마자 이성열에게 임시 주장이라는 중책을 맡겼다.
이성열에게 2013년은 기대만큼 아쉬움이 컸던 한 시즌이다. 그는 올해 홈런 18개를 때려냈다. 두산 시절인 2010년의 24개 이후 최다다. 시즌 초반에는 홈런 1위를 질주하며 넥센의 신선한 돌풍에 큰 역할을 했다. 자연스럽게 풀타임 주전으로 자리를 굳히는 듯했다. 그러나 시즌 중반부터 급격히 부진했다.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많아졌다. 시즌 막바지에는 주로 대타 요원으로 기용됐다. 여전히 타격에서 보완할 부분이 많다는 지적도 받았다. 올해 92경기에 출전했지만 가고시마에 동행해 구슬땀을 흘리는 이유다.
무엇보다 이성열은 2014시즌에 보여줘야 할 게 많다. 거포형 외국인 외야수가 팀에 합류할 예정이라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선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게다가 데뷔 11년 만의 첫 프리에이전트(FA) 자격까지 단 한 시즌만 남았다. 야구인생의 전환점 또는 위기가 될 수 있는 한 해다.
넥센 구단 관계자는 25일 “임시로 주장 완장을 찬 이성열이 활기차고 의욕 넘치는 리더십으로 캠프를 이끌고 있어 코칭스태프가 다들 흐뭇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피로가 쌓였을 법도 한데 표정이 그 누구보다 밝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