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명도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달 30일 열린 프로배구 여자부 미디어데이에서 6개 구단 감독들은 플레이오프 진출 팀을 예상하면서 단 한 명도 인삼공사를 꼽지 않았다. 인삼공사 주장 임명옥은 “지난 시즌 최하위였지만 5개 팀이 다 언급됐는데 인삼공사만 언급되지 않아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고 말했다. 인삼공사는 지난 시즌 20연패를 당하며 프로배구 여자부 최다 연패 기록을 세웠다.
이번 시즌도 최하위 인삼공사를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완전히 다른 팀이 됐기 때문이다. 인삼공사는 24일 IBK기업은행을 3-1로 꺾고 4승 1패(승점 12)로 우승 후보 기업은행(승점 11)을 밀어내고 1라운드 선두를 기록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세터 이재은과 센터 이보람을 비롯해 외국인 선수 조이스를 영입했지만 크게 전력이 상승한 것은 아니었다. 인삼공사 이성희 감독과 주장 임명옥은 ‘절실함’을 원동력으로 꼽았다. 이 감독은 “이런 성적은 나도 예상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 설움과 아픔이 있었기 때문에 절실함으로 이번 시즌을 준비해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최다 연패라는 불명예가 오히려 선수들을 하나로 묶는 되는 계기가 됐다. 선수 전원 연봉이 삭감됐지만 사기는 더 높아졌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선수 모두가 한 시간 일찍 나와 몸을 풀고 공을 주고받았다. 하고 싶었던 선수만 나오던 저녁 훈련도 모두가 참석하는 열의를 보였다. 임명옥은 “한번 상처를 받았기 때문에 더이상 상처를 받고 싶지 않다는 절실함이 선수들을 독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선수들을 닦달하기보다는 성장하기를 믿고 기다렸다는 이 감독은 “지난 시즌 위로만 받다 축하를 받으니 어색하다. 이제 정규시즌 6분의 1이 지났을 뿐이다. 자만하지 않고 끝까지 이 성적을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기복 없는 플레이로 팀을 1라운드 정상으로 이끈 조이스는 25일 기자단 투표에서 28표 중 11표를 받아 1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남자부에서도 팀을 1위로 이끈 삼성화재 레오가 17표를 얻어 1라운드 MVP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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