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동기 KCC 김민구와 프로 첫 맞대결 경기 전부터 치열한 신경전…LG, 68-63 승
서로 다른 유니폼을 입은 두 특급신인이 드디어 적으로 만났다. 26일 전주체육관. KCC 가드 김민구(22)가 먼저 등장해 슛 훈련을 했고, 뒤이어 LG 포워드 김종규(22)가 나타났다. 방송사의 요청으로 둘은 안부를 주고받는 장면을 연출했다. 그러나 김종규는 “방송 카메라가 없어도 당연히 경기 전에 인사를 나눴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구가 김종규의 빨간색 농구화를 겨냥해 “운동화가 그게 뭐냐”고 도발(?)하자, 김종규는 “이게 제일 편하다”고 맞받았다.
농구계가 주목하는 프로 첫 맞대결을 앞두고 김종규는 “솔직히 상상하면서 좀 떨렸는데, 막상 코트에 오니까 안 그런다”며 웃었다. 김민구 역시 “이기고 싶지만, 평소와 똑같다. 떨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둘은 경희대 4년간 함께 아마추어 무대를 지배했다. 무적함대 시절의 우정은 라이벌이 된 지금도 변함없다. 김종규는 국내선수 중 블록 1위다. 맞대결에 앞서 그는 “민구의 슛을 10개는 블록하고 싶다”고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그러자 김민구도 “종규한테 블로킹을 당하면 농구 그만둬야 한다”고 응수했다.
팀 스포츠인 농구에서 개인 대결, 그것도 신인끼리의 라이벌 구도가 부각되는 것은 당사자들에게는 부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둘 모두 “농구 인기가 올라간다면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김종규는 1·4쿼터 덩크슛을 포함해 10점-9리바운드의 활약으로 LG의 68-63 승리를 이끌었다. 1쿼터 김종규의 블록을 피해 골밑슛을 시도하다 발목을 다친 김민구도 이에 아랑곳없이 끝까지 뛰어 13점-9리바운드를 해내는 투혼을 발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