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는 철저한 비즈니스의 세계지만, 친소관계는 있다. 모 구단 경영진은 사석에서 “A구단과는 되도록 트레이드를 피하고 싶다. 그러나 B구단은 조금 손해 보는 것 같아도 최대한 협조하고, 도와주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감독끼리 개인적으로 친한 경우, 양측 선수단과 구단 프런트의 관계가 매우 가까워지는 사례도 있다. 삼성과 LG도 재계라이벌이라는 모그룹간의 영향으로 단 1명의 선수도 주고받지 않다가, 최근 트레이드의 물꼬를 튼 바 있다.
최근 두산과 넥센을 보면 밀월관계라고 표현해도 좋을 만큼 파격적 트레이드를 연이어 성사시키고 있다. 2009년 넥센과 두산이 처음 손잡고 단행한 이현승-금민철의 트레이드에는 현금이 포함되긴 했지만, 전력적 균형도 일정 부분 맞춰진 거래라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넥센은 구단 운영을 위해 이택근을 LG로, 장원삼을 삼성으로 트레이드했다. 각기 현금 25억원, 20억원에 선수 2명씩을 끼워 트레이드가 이뤄졌지만 유니폼을 바꿔 입은 선수들의 객관적 커리어에선 크게 차이가 났다. 반면 두산으로부터는 현금 10억원에 이현승과 같은 좌완투수인 금민철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같은 좌완 거포 이성열과 오재일이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즉시전력(이성열)과 유망주(오재일)를 맞바꾼, 이상적 트레이드였지만 단일리그인 한국프로야구에선 사실 매우 어려운 선택이기도 했다.
26일 트레이드된 윤석민은 두산이 그동안 애지중지하던 핵심 보호선수 중 한명이었다. 최근 수년간 수많은 팀에서 트레이드를 제안했지만 두산은 매번 거절했었다. 반면 장민석은 트레이드 시장에서 그만큼 높은 위치에 있지는 않았다. 말 못할 속사정이 있을 수는 있지만, 두산과 넥센 사이에 어지간한 신뢰관계가 없고서는 결코 성사되기 힘들었을 트레이드라는 것이 프로야구계의 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