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 2013∼2014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1위와 최하위팀이 만났다. 초반 부진에 빠진 현대건설은 14일 수원경기에서 인삼공사를 3-0으로 제압했다. 인삼공사가 1라운드에 기록한 유일한 패배였고, 현대건설의 유일한 승리였다.
27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라운드 경기에서 또 만났다. 인삼공사 이성희 감독은 “경쟁 팀들이 정비되지 않는 틈을 타서 멀리 달아나고 싶다. 1라운드를 잘해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진 것은 높게 평가한다”고 했다. 1위 원동력은 수비라고 했다. 현대건설 황현주 감독은 “팀이 어려운 상황인데 일정마저도 빡빡하다. 12월3일까지 3경기에서 2승만 하면 아직 추격은 충분하다”고 했다. 리베로 김연견의 부상으로 서브리시브가 흔들린 것과 바샤가 고비에서 책임지지 못한 것을 부진의 원인으로 꼽았다.
1세트 현대건설은 황연주와 정미선의 서브에이스 4개로 분위기를 잡으며 중반까지 앞서갔다. 21-17로 달아나며 무난히 이길 것 같았지만 이때부터 1라운드 MVP 인삼공사 조이스의 괴력이 나왔다. 5점을 집중시키며 경기를 뒤집었다. 타임아웃 때는 동료들에게 공격지시까지 내리는 조이스의 융화력으로 25-22, 첫 세트 역전승을 만들었다.
2세트도 같은 흐름이 이어졌다. 10점대 중반까지는 팽팽했으나 20점에 다가갈수록 인삼공사의 집중력과 결정력이 앞섰다. 인삼공사는 탄탄한 수비로 걷어 올리면 조이스(11득점)가 해결했다.
이 경기마저 지면 시즌 전체 구상을 고민해야 하는 현대건설은 3세트부터 살아났다. 높이를 앞세워 인삼공사를 25-12로 제압했다. 양효진이 8득점하며 분전했고, 대전까지 원정응원을 따라온 남편의 외조에 힘을 낸 바샤도 8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인삼공사의 공격득점은 고작 4점이었다. 현대건설은 4세트서도 21-24로 매치포인트까지 몰렸지만 듀스까지 살아난 뒤 28-26으로 역전, 운명의 마지막 세트로 경기를 연장했다.
5세트 현대건설은 0-5, 6-12로 패배를 눈앞에 두고 기적을 만들었다. 바샤가 10득점하며 팀을 구했다. 바샤는 15-15에서 연속 2점을 뽑으며 팀에 세트스코어 3-2 역전승을 선물했다. 40득점한 바샤를 보며 남편은 펄쩍 뛰었다. 대반전의 기회를 잡은 황현주 감독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이 고맙다”고 했다. 이성희 감독은 상상도 못한 역전패를 믿지 못하는 표정으로 경기장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