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FC의 추가골이 터질 때까지 강원FC의 잔류는 힘겨워 보였다. 대구에 패한다면 승점차가 뒤집어지며 강등권인 13위로 추락한다. 절체절명의 순간. 강원에는 ‘신인 구세주’가 탄생했다. 공격수 최승인(22)이 그 주인공이다.
강원은 27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39라운드에서 대구와 2-2로 비겼다. 극적인 승부였다. 강한 뒷심을 발휘하며 후반 막판 2골을 몰아쳤다. 강원은 승점33을 기록하며 12위를 지켰다. 대구와 승점차를 2로 유지했고, 시즌 최종전에서 제주를 불러들여 잔류를 확정할 계획이다.
최승인이 패배 위기에 처한 팀을 구해냈다. 강원 김용갑 감독은 후반 8분 수비형 미드필더 전재호를 빼고 최승인을 최전방에 투입했다. 신라중과 동래고를 거쳐 청주직지FC에서 뛴 이색 경력의 소유자로 올 시즌 김학범 전 감독의 눈에 띄어 연습생으로 입단했다. 강원은 최진호가 경고누적으로 빠지면서 마땅한 공격자원이 없는 상황. 올 시즌 8경기에 출전했고, 선발은 단 한차례에 그친 무명의 신인 선수를 교체 투입한 것이다. 도박에 가까운 승부수였다.
최승인은 동료 김동기와 호흡을 맞추며 공격진에서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후반 25분 예열을 마쳤다. 문전에서 강력한 헤딩슛을 날렸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기회를 엿보던 최승인은 후반 35분 만회골을 터뜨렸다. 김동기의 전진패스를 받아 오른발 강슛으로 득점했다. 스코어는 1-2. 데뷔 첫 골의 기쁨도 잠시 세리머니도 잊은 채 빠르게 경기를 가져갔다.
드라마는 5분이면 충분했다. 진경선이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김동기가 문전으로 헤딩 연결해준 공을 문전 쇄도하며 골망을 흔들었다. 아무도 예상하지 않았던 무명의 선수가 혼자 2골을 터뜨렸다. 자칫 강등으로 떨어질 수 있는 강원을 바로 세우는데 큰 공을 세웠다. 김 감독은 “노출이 안 됐던 선수였기 때문에 혼란을 줄 수 있을 거라고 판단하고 투입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최승인은 “후반기 컨디션이 올라와 기회가 주어졌고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아직 벼랑 끝에 놓여있지만 제주와 최종전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