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진욱 감독 전격 해임…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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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 “뼛속까지 새 팀 만들겠다”
한국시리즈 준우승 성과 있지만 투수운용 등 지도력 불만 가진듯
새 사령탑엔 송일수 2군 감독

“올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냈지만 더욱 단단한 팀을 만들어야 내년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

26일 만난 프로야구 두산 관계자의 말은 단호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종욱, 손시헌, 최준석, 김선우, 임재철, 윤석민 등 최근 몇 년간 팀의 기둥으로 활약했던 선수들을 대거 떠나보낸 것에 대한 설명인 것 같았다.

하지만 불과 하루 뒤인 27일 두산은 김진욱 감독 전격 해임이라는 강력한 카드를 빼들었다. 두산은 이날 오후 늦게 보도 자료를 내고 “김진욱 감독을 해임하고 송일수 2군 감독(63)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 파격 행보의 결정판

2012년 두산 사령탑으로 선임된 김 감독은 3년 계약을 해 내년까지 계약기간이 남아 있었다. 김 감독은 부임 첫해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고, 올해는 4위로 시즌을 마감한 뒤 포스트시즌 내내 돌풍을 일으켰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넥센을 3승 2패로 이겼고, 플레이오프에서는 LG를 3승 1패로 꺾었다.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는 3승 1패까지 앞섰으나 남은 3경기에서 내리 패하며 우승 문턱에서 멈춰서야 했다. 김 감독은 시즌 후에는 일본 미야자키에서 열린 마무리 캠프까지 선수들을 이끌었다.

하지만 구단은 김 감독의 지도력에 높은 점수를 주지 않았다. 선수들은 아버지 같은 리더십을 내세운 김 감독을 신뢰했지만 구단은 투수 운용을 비롯한 김 감독의 용병술에 대해 시즌 중반부터 공개적으로 강한 의구심을 나타내곤 했다. 그리고 12월 휴식기를 앞두고 전격적으로 감독 경질을 단행했다. 스토브리그 내내 이뤄진 파격 행보의 결정판이었다.

○ 머리부터 발끝까지 새 팀으로

송일수 신임 감독
송일수 신임 감독
두산의 9대 감독으로 내년부터 팀을 이끌게 된 송일수 신임 감독은 일본 교토 출신으로 헤이안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69년부터 일본 프로야구 긴테쓰 등에서 포수로 활약했다. 1984년부터는 삼성에 입단해 3년간 한국 프로야구를 경험하기도 했다. 현역에서 은퇴한 뒤에는 긴테쓰 배터리 코치와 라쿠텐 스카우트 등으로 활동했으며 올해부터 두산 2군 감독으로 자리를 옮겼다.

두산은 “송 감독은 원칙과 기본기를 중요시하며 경기 중 상황 대처능력이 뛰어나 창의적이고 공격적인 야구를 구사한다. 올해 2군 감독을 맡으면서 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해 선수들로부터 신임이 두텁다”라고 평가했다. 송 감독은 “팬들에게 가장 좋은 선물은 멋지게 이기는 야구를 보여드리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 내가 가진 모든 열정과 능력을 남김없이 쏟아 붓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근 몇 년간 팀의 주축이었던 선수들이 대거 자리를 옮긴 데 이어 사령탑마저 교체되면서 두산은 내년 시즌부터 전혀 새로운 팀 컬러를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두산 관계자는 “잘나갈 때 혁신하지 않으면 위기가 온다. 정든 사람들을 떠나보내는 게 인간적으로는 가슴 아픈 일이지만 더욱 경쟁력 있는 팀을 만들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라고 말했다.

LG, 보상선수로 KIA 신승현 지명

한편 LG는 27일 자유계약선수(FA) 이대형의 보상선수로 KIA 신승현(30)을 지명했다. 우완 사이드암 투수인 신승현은 올 시즌 55경기에 등판해 1승 1패 8홀드 평균자책점 4.88을 기록했다. 2000년 쌍방울에 입단한 신승현은 2013시즌 도중 SK에서 KIA로 트레이드돼 불펜진의 필승조로 활약했다. 신승현은 통산 224경기 24승 26패 1세이브 13홀드 평균자책점 4.49를 기록하고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프로야구#두산#김진욱#송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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