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까지 오후 5시에 경기를 시작했던 여자프로농구는 올 시즌부터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전 경기를 오후 7시에 시작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동시간대 남자프로농구는 물론이고 타 종목과 견주어도 충분히 비교우위에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TV 중계 시청률 등의 지표에서도 이 같은 여자프로농구의 자신감은 틀리지 않았음이 확인되고 있다.
침체기를 벗어나 새로운 중흥기를 열어나가고 있는 여자프로농구 변화의 중심에는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최경환 총재가 있다. 2012년 8월 제6대 수장으로 취임한 최 총재는 곧바로 여자프로농구계의 오랜 숙원이었던 신세계 구단 문제를 해결해 하나외환의 창단을 유도했다. 또 혁신위원회를 발족해 올 3월까지 운영하면서 여자프로농구의 인기를 되살릴 아이디어를 발굴토록 했다.
우선 지난 시즌 중반부터 5년 만에 외국인선수 제도를 재도입하고, 올 시즌에는 용병 2명을 보유할 수 있도록 해 구단간 전력평준화의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올 시즌부터는 그동안 고수해왔던 로컬룰에서 탈피해 국제농구연맹(FIBA)이 권장하는 국제룰을 적용토록 했다. 이는 2014인천아시안게임과 FIBA 월드컵 등 국제대회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준비과정이었고, 이 덕분에 선수의 작전타임 신청이 전면 금지됨으로써 경기가 과도하게 끊겨 재미가 반감되는 일이 사라졌다.
국가대표에 대한 전폭적 지원체계를 제도화해 11월 제25회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대회 준우승을 이끈 최 총재는 유소녀농구교실을 WKBL이 직접 운영토록 해 여자농구의 저변을 넓히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최 총재는 또 각 팀 구단주를 직접 설득해 퓨처스리그(2군) 창설과 팀당 1인 이상의 여성코치 기용을 이끌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