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 한국 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신인상과 최저타수상을 동시 석권한 경우는 한 번 있었다. 2006년 신지애(25)가 유일했다. 올 시즌 7년 만에 슈퍼 루키가 등장했다. 두 번째 주인공은 김효주(18·사진). 그는 12월 2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리는 KLPGA투어 시상식에서 평생 한 번뿐인 신인상 트로피와 함께 최저타수상을 받는다. “평소 치마는 거의 안 입는데 며칠 전 백화점에서 흰색 원피스와 검은색 재킷을 샀어요. 예쁘게 봐주셔야 할 텐데…. 크크.” 휴대전화 너머로 들려오는 유쾌한 목소리는 영락없는 10대 소녀였다.
김효주는 다음 주 대만에서 열리는 KLPGA투어 스윙잉스커츠 대회에 대비해 현재 제주에서 전담코치인 한연희 전 대표팀 감독과 훈련하고 있다. 올 시즌 자신의 점수를 매겨 달라는 질문에 그는 “100점 만점에 50점을 주고 싶은데 그나마 상 두 개를 받아 55점으로 하겠다”고 겸손하게 평가했다. 김효주는 올 시즌 21개 대회에서 1승을 올렸다. 3차례 준우승을 포함해 톱10에 14번이나 들었다. 상금 랭킹은 4위. 아마추어였던 지난해 국내외 프로 대회에서 4승이나 거뒀던 걸 감안하면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일 수 있다. 올해의 선수에 해당하는 대상은 2타 차로 놓쳤다. “아마추어 때보다 대회 수가 늘어나다 보니 후반기로 갈수록 체력이 떨어지는 걸 실감했어요. 하늘에서 자만하지 말라는 교훈을 준 것 같아요.”
한연희 코치는 “주위의 기대가 워낙 크다 보니 부담이 컸다. 후반기 주요 대회에서 라운드당 퍼트 수가 33개 내외까지 치솟았다. 파 세이브는 잘하면서도 정작 버디 퍼트 성공률이 낮았다. 내년에는 체력과 퍼트 보강이 과제”라고 분석했다. 김효주 역시 “어깨와 허리 등 약한 부분을 강화할 생각이다. 다음 시즌을 앞두고 하루에 5km 이상 달리기를 반복하겠다”고 말했다.
김효주는 최근 고려대 체육교육과에 특기생으로 합격했다. “합격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컴퓨터에 접속했는데 내 이름을 본 순간 버디 했을 때보다 더 환호했어요. 대학 생활이 어떨지 기대가 커요. 일단 헤어스타일부터 좀 바꿔 보고 싶은데….” 꿈 많은 김효주에게는 벌써 2014년이 다가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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