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도루 늘었지만 안타·홈런은 줄어 실책 20개…강심장 갖게 된건 큰 소득 매년 조금씩 발전하는 선수 되는게 목표 병규 선배처럼 팀에 승리 안겨주고 싶다
LG 오지환(23)에게 2013년은 의미 있는 한 해였다. 프로에 데뷔한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페넌트레이스에선 81득점으로 득점랭킹 전체 3위, 팀 내 1위에 오르는 성과도 거뒀다. 공격과 수비 모두 더 가다듬어야 한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지난해보다 한 결 나아진 플레이를 선보였다. 오지환은 “매년 조금씩 발전하고 싶다. 그런 단계를 거쳐 주장 이병규 선배처럼 팀에 승리를 안겨다주는 선수가 되는 게 꿈이다”고 목표를 밝혔다.
● 목표 달성은 실패했지만 의미 있었던 시즌
오지환은 자신의 활약을 기록으로 평가했다. 이유가 있었다. 올 시즌 개막 직전 그는 모든 부분에 걸쳐 지난해보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성적을 올리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는 “팀 성적이 난 것은 매우 좋았지만, 개인적으로는 목표 달성을 못한 게 있다. 득점과 도루는 늘었는데, 안타와 홈런이 지난해보다 부족했다”고 자평했다. 이어 “실책도 20개를 넘기고 싶지 않았는데, 결국 20개를 채우고 말았다”며 아쉬워했다. 지난해 타율 0.249, 115안타, 12홈런, 53타점, 66득점, 23도루를 기록했던 그는 올해 타율 0.256, 113안타, 9홈런, 47타점, 81득점, 30도루로 시즌을 마쳤다.
그러나 기록 외적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얻은 소득이 있었다. 오지환은 “실책을 20개 했지만 경기할 때마다 느끼는 게 많았고, 재미있게 수비했다.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해봤다. 위기상황에서도 생각보다 떨지 않게 됐다. 몸이 반응한다는 걸 느꼈다는 게 가장 큰 소득이었다”고 밝혔다.
● 결승타를 꿈꾸는 사나이
오지환은 주장 이병규(9번)의 올 시즌 활약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고 했다. 중요한 점수를 올리는 적시타를 때려낸 뒤 베이스를 밟고 환호하는 이병규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언젠가는 그런 역할을 해내고 싶다’는 목표의식이 마음 한편에 생겼다.
오지환은 “하루아침에 그렇게 될 수는 없겠지만, 매년 발전을 거듭해 언젠가는 팀에 승리를 안겨다주는 이병규 선배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얘기했다.
오지환은 올 시즌 초반 타격 페이스가 좋았다. 그러나 5월 이후 슬럼프를 겪으면서 타율 0.256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그는 “방망이를 잘 쳐야 확실하게 내 자리를 잡을 수 있는데 아쉬웠다. 1번타자를 맡았을 때는 투수들이 나를 편하게 상대해준 덕분에 수 싸움이 어느 정도는 가능했다. 하지만 타순이 바뀐 뒤 수 싸움에서 밀렸고, 극복하지 못했다”고 원인을 분석했다.
오지환은 “올 시즌을 치르며 나 같은 젊은 선수들이 더 잘 때려서 선배들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걸 느꼈고, 그러기 위해 노력했다”며 “실제로 젊은 선수들이 잘 하면 경기가 더 수월하게 풀렸다. 내년에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올해 못 쳐본 안타도 때려보고, 올해보다 좀더 길게 가을야구를 펼칠 수 있도록 올 겨울을 잘 보낼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