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한화로 떠난 프리에이전트(FA) 내야수 정근우의 보상선수를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신 거액의 보상금을 택했다.
SK는 3일 ‘한화에서 제출한 보호선수 20명 외의 명단을 검토한 결과, 보상선수를 받지 않고 정근우의 올해 연봉(5억5000만원)의 300%인 16억5000만원을 보상금으로 받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FA 이적 시, 보상선수를 받지 않은 케이스는 2008년 11월 정성훈의 FA 이적(히어로즈→LG) 이후 최초다. 과거 현대도 구단 살림이 어려웠을 때, 심정수(현대→삼성)의 보상선수 대신 오직 보상금만을 선택하는 등 FA 초창기에는 이런 사례가 적지 않았다. 양준혁(LG→삼성), 김민재(롯데→SK), 조규제(현대→KIA)의 FA 이적 때도 보상금만 건네졌다. 그러나 부자구단인 SK가 보상선수를 포기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전력만 생각하고 내린 결정이기 때문이다.
SK 구단 관계자는 “선수단이 일본 가고시마에서 마무리캠프를 하고 있을 때 (한화에서 받은 20인 보호선수 외의) 명단을 보냈다. 그러나 코칭스태프 회의 결과, ‘뽑을 만한 선수가 없다’는 답신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나마 내심 포수 한승택을 눈여겨봤으나 이마저도 KIA가 먼저 보상선수로 데려가자, 마음을 접었다. 선수 한 명이 아쉬운 것이 요즘 풍토지만, 보상금만 받기로 한 결정에 SK 내부적으로는 큰 고심이나 이견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화는 “우리에게는 한 명의 선수도 아깝다. 다행으로 생각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