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2013 K리그 대상 시상식이 열린 3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 이날 K리그 클래식에서 3번이나 상을 받기 위해 무대에 오른 김신욱(25·울산)의 얼굴은 만감이 교차하는 듯했다. 팬들이 뽑은 ‘팬타스틱상’을 수상한 뒤 ‘베스트 11’ 공격수상을 받을 땐 “준우승을 하고도 이 자리에 설 수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신욱은 1일 포항과의 K리그 클래식 마지막 경기에 경고 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했고 팀이 종료 직전 0-1로 져 다 잡은 우승컵이 날아가는 것을 그라운드 밖에서 지켜봤다. 그만큼 죄책감이 컸다. 올 시즌 19골 6도움으로 공격의 선봉에 섰던 그는 가장 중요한 순간에 그라운드가 아닌 스탠드에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김신욱은 시상식 전부터 “팀이 우승을 못한 것이 지금도 너무 아쉽다. 우승도 못한 상황에서 내가 상을 받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우승을 하고 상을 받으면 충분히 기쁠 텐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신욱은 하지만 최우수선수(MVP)상을 수상한 뒤엔 다시 희망을 얘기했다. 그는 “김호곤 감독과 동료들 덕분에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 동료들에게 고맙고 미안할 뿐이다. 2013시즌은 이미 지난 시즌이 됐다. 내년에는 더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신욱은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도 중요하게 생각할 줄 아는 선수가 되겠다. 우승팀 선수로 최우수선수상을 받고 싶다. 한국 축구와 K리그 발전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신욱은 기자단 투표 113표 중 90표를 받아 각각 12표, 11표에 그친 이명주(23·포항)와 하대성(28·서울)을 압도적인 차이로 앞서며 MVP에 선정됐다.
울산은 김신욱 외에도 ‘베스트 11’에 김승규와 김치곤, 이용 등을 배출하며 트로피 14개 중 5개를 거머쥐었다. 팬들이 주는 ‘팬타스틱’을 포함하면 6개. 우승팀 포항도 감독상(황선홍 감독), 영플레이어상(고무열), ‘베스트 11’(김원일, 고무열, 이명주) 등 5개 부문에서 수상자를 내며 2013년이 ‘포항의 해’였음을 보여줬다.
한편 K리그 챌린지(2부) MVP는 이근호(상주)가 수상했다. 이근호는 챌린지 공격수 부문 베스트 11에도 뽑혔다. 박항서 상주 감독이 챌린지 감독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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