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1R MVP 대활약
대표 차출 공백 강훈으로 메꾸고 악착같은 수비로 7전승 이끌어
“2승 더해 개막 최다연승 새 기록”
“조금 덜 혼내실 뿐이에요. 아직 멀었어요.”
칭찬에 인색한 감독이 모처럼 엄지손가락을 세웠다는 말을 건네자 오히려 쑥스러워했다. 3일 서울 성북구 장위동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 체육관에서 만난 가드 박혜진(23)이었다. 우리은행이 올 시즌 개막 후 1패도 없이 7연승을 질주하고 있는 중심에는 그가 있다. 1라운드 최우수선수로 뽑힌 박혜진에 대해 위성우 감독도 “정말 좋아졌다. 자신감이 커졌다”며 찬사를 보냈다.
박혜진은 전날 밤 KB국민과의 경기를 치러 이날 훈련이 없었는데도 헬스장을 찾아 웨이트 트레이닝에 매달렸다. 올 시즌 경기당 평균 13.1득점에 4.4도움. 리바운드도 가드로는 많은 평균 5.29개(9위)나 잡았다. 장신의 외국인 선수와 국내 센터를 빼면 최윤아(신한은행) 다음이다. 박혜진은 “리바운드를 하나라도 더 잡기 위해 늘 골밑으로 뛰어 들어간다”고 말했다. 2009년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뽑혀 그해 신인왕에 오른 박혜진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위 감독과 함께 대표팀에 두 달 동안 차출됐다. 오랜 공백에도 그는 시즌 초반부터 우리은행의 끈질긴 압박수비를 이끌며 결정적인 상황에서는 과감한 외곽슛까지 터뜨렸다.
강도 높은 훈련으로 유명한 위성우 감독은 박혜진을 비롯해 대표팀에 나갔던 4명의 체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시즌 개막 직전까지 고된 트레이닝을 시켰다. 28m 코트를 1분 안에 5번 왕복하는 건 기본. 박혜진은 “대충 뛰면 박살이 난다. 어떤 훈련이든 내가 갖고 있는 한계까지 가야 마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외국인 선수 굿렛과 퀸은 훈련이 혹독하다는 소문을 접하고 팀 합류 전부터 몸을 만들었다. 미국에 있는 동안 10kg 가까이 감량한 굿렛은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은 뒤 4kg이 더 빠졌다.
역대 시즌 개막 후 최다 연승 타이인 8연승에 1승만을 남겨둔 선두 우리은행은 2위 신한은행에 3경기 차로 앞섰다. 평균 72점으로 득점 1위이며 평균 실점은 62.6점으로 가장 적다. 공격과 수비의 조화는 우리은행 초반 독주의 원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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