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조 배정땐 3514km 옮겨 다니고 H조 되면 온대∼열대기후 오가야
더운 곳서 대낮에 경기할 수도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은 브라질 월드컵에서 상대팀도 이겨야 하지만 이동거리와 기온 차도 이겨 내야만 한다.
브라질은 전 세계에서 러시아, 캐나다, 미국, 중국 다음으로 국토가 넓은 나라다. 이번 대회는 1994년 미국 월드컵 이후 참가국들이 가장 멀리 이동해야 하는 대회다. 이 대회의 총이동거리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참가국의 총이동거리의 2배(남아공 4만6452km·브라질 9만1678km)에 달한다. 여기에 열대부터 아열대, 온대까지 다양한 기후가 있어서 도시별로 기온 차가 심하다. 이동거리에 따른 피로와 기온 차에 의한 환경 변화에 대비해야만 한다.
이동거리가 가장 짧은 조는 A조다. 이 경우 한국은 첫 경기를 나타우에서 치른 뒤 포르탈레자로 이동해 헤시피에서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총이동거리는 서울∼부산의 왕복 거리인 약 800km보다 조금 긴 1065km다. 반면 E조에 속한다면 이동거리는 3배 이상 길어진다. 포르투알레그리, 사우바도르,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경기를 치르는 E조는 이동거리가 3514km에 달한다. 인천에서 태국 방콕까지 갈 수 있는 거리다. 한국은 F조와 B조가 경기를 치를 상파울루와 쿠리치바에서 가까운 이구아수를 베이스캠프로 정했다.
어느 조에 속하느냐에 따라 대표팀이 겪게 될 기온 차도 하늘과 땅 차이다. 한국이 A조에 속하면 3개 도시의 연평균 기온이 28∼30도로 차이가 거의 없다.
하지만 H조에 속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H조의 개최 도시인 쿠이아바는 연평균 기온 30도로 월드컵이 열리는 6, 7월에는 기온이 37도까지 치솟는다. 반면 마지막 경기가 열리는 쿠리치바는 1년 내내 기온이 18∼20도에 머물 정도로 서늘한 편이다. 두 지역의 기온 차가 약 20도에 이른다.
유럽 TV 시청자를 위해 현지 시간으로 낮 1시에 열리는 경기들이 있는데, 북쪽의 열대지방에서 이 시간에 경기를 치를 경우 선수들의 탈진이 예상된다. 이로 인해 경기 시간을 변경하자는 논의도 일어나고 있다. 반면 남쪽 지역에서는 내년 6월이면 겨울로 접어들어 추위 속에서 경기를 치러야할지도 모른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