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다승왕 약속 지켰으니 내년엔 MV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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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2월 9일 07시 00분


삼성 배영수. 스포츠동아DB
삼성 배영수. 스포츠동아DB
“골든글러브는 욕심 없다” 솔직한 고백
9년만의 재기에 자신감…새 공약 선포


“골든글러브는 바라지도 않는다.”

삼성 배영수(32·사진)는 정규시즌 14승(4패)으로 다승왕을 차지하며 당당히 골든글러브 투수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2004년 17승(2패)으로 다승왕에 오른 뒤 생애 2번째 다승왕. 특히 9년 만에 다승왕에 복귀한 것은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최초의 일이었다. 그 이전에 손민한이 롯데 시절이던 2001년과 2005년 4년 간격으로 다승왕을 차지한 것이 가장 긴 기간이었다.

그러나 배영수는 “골든글러브는 바라지도 않는다”며 손사래를 쳤다. 방어율이 4.71로 썩 만족스럽지 않기 때문이다. 개막전(3.2이닝 8실점) 등 일부 경기에서 대량실점을 한 탓에 수치가 치솟았다.

배영수의 재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팬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선수들에겐 용기를 전해주고 있다. 2007년 오른쪽 팔꿈치 인대 접합수술을 받은 뒤 평범한 투수로 전락했을 때 모두들 “끝났다”고 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힘들 때마다 터무니없어 보이는 약속을 한 가지씩 내걸었다. 그리고는 거짓말처럼 그 약속을 지켜나갔다.

직구 구속이 시속 130km를 겨우 넘던 시기에 배영수는 “150km 구속을 반드시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모두들 안쓰러운 표정으로 코웃음을 쳤지만, 그는 피나는 노력 끝에 현재 147∼149km로 끌어올렸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스포츠동아와 인터뷰(1월 15일 기사 참조)에서 “이제 다승왕 한번 해야겠다. 할 때도 됐다”고 큰소리를 쳤다. 2009년 1승12패를 했던 투수. 역시 많은 이들이 웃어넘겼지만, 그는 기어코 약속을 지켰다.

배영수는 “사람들이 안 된다고 했지만 어쨌든 다승왕을 했다. 그러면 됐다”며 웃고는 “골든글러브는 바라지도 않는다. 그 대신 내년 시즌 MVP(최우수선수)에 도전하겠다”고 더 큰 공약을 내걸었다. 그는 골든글러브 시상식 다음날인 11일 일본 도토리로 자율훈련을 떠난다. 배영수의 2014시즌은 벌써 시작됐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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