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병규(39·9번·사진)의 가족사랑은 남다르다. 최근 메이저리거 류현진(LA 다저스)과 함께 출연한 한 지상파TV 프로그램 촬영장에도 두 아들을 데려갔다. 또 케이블채널에서 제작한 야구선수들과 자녀들이 함께 하는 야영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남겨주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병규는 10일 열리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에는 가족과 동행하지 않을 계획이다.
나름의 이유가 있다.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대한 아픈 기억 때문이다. 2011년 이병규는 127경기에 출전해 타격 3위(타율 0.338), 최다안타 2위(164개) 등 출중한 성적을 거뒀다. 골든글러브 수상 가능성을 높아 그는 가족과 함께 시상식장을 찾았다. 그러나 3명이 수상하는 외야수 부문 4위에 그쳤다. 3위(이용규)보다 48표를 적게 얻어 씁쓸하게 시상식장을 나와야 했다.
이병규는 올해도 골든글러브 수상이 유력하다. 타율 0.349로 역대 최고령 타격왕을 차지했고, 팀이 페넌트레이스 2위로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데 앞장섰다. 수상 후보 규정이 바뀌면서 그는 외야수가 아닌 지명타자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이호준(NC), 홍성흔(두산) 등 경쟁자들이 만만치 않지만 개인 성적과 팀 성적 모두를 고려하면 수상이 가능하다. “(상을) 못 받을까봐 안 가려고 한다”고 농담을 던진 이병규는 “수상을 할지도 모르니, 이번에는 혼자서 가 봐야겠다”며 은근한 기대감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