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우 “날 만든건 고교시절 매일 15시간의 지옥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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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2월 10일 07시 00분


부산고 출신인 정근우가 9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2013 야구대제전 8강전 대구고전에서 득점에 성공하고 있다. 정근우는 FA 대박 계약 후 첫 야구장 나들이라 시선을 모았다. 포항|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부산고 출신인 정근우가 9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2013 야구대제전 8강전 대구고전에서 득점에 성공하고 있다. 정근우는 FA 대박 계약 후 첫 야구장 나들이라 시선을 모았다. 포항|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 2013 야구대제전 부산고 3번 좌익수 출전

FA 계약 후 첫 경기…2안타 3타점 명불허전 활약
좌익수 출전 왜? “2루수는 재학생 후배에게 양보”
경기 끝나자 사인공세…70억 대박스타 인기 체감


‘70억원의 사나이’가 된 뒤 첫 타석의 결과는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였다. 9일 포항구장에선 ‘2013 야구대제전(스포츠동아·대한야구협회·유스트림코리아 공동주최)’ 5일째 대구고-부산고의 8강전이 열렸다. 부산고 정근우(31·한화)는 3번 좌익수로 선발출전했다. 그가 좌익수로 나선 것은 2006년 페넌트레이스 이후 처음. “2루수는 재학생 후배에게 양보해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 대출은 정근우에게?

경기 전 몸을 풀던 정근우는 “거의 두 달 만에 배트를 잡는다. 토스배팅을 했더니 손바닥 피부가 다 벗겨질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비록 축제의 성격이 짙기는 하지만, 이날 8강전은 정근우가 11월 17일 한화와 4년간 총액 70억원(계약금 35억원·연봉 7억원·옵션 7억원)의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은 이후 처음 치르는 경기였다. 선배들은 “이제 대출받으려면 (정)근우에게 연락하면 되는 것이냐”며 장난 섞인 축하인사를 던졌다.

● 2개월 만에 방망이 잡고도 2안타 3타점

본인의 걱정과는 달리, 정근우의 배트는 첫 타석부터 날카롭게 돌았다. 부산고가 0-6으로 뒤진 1회말 무사 1·2루서 우중간을 꿰뚫는 2타점 2루타를 날렸다. 5-6으로 추격한 4회말 무사 1·3루서도 깨끗한 우전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결국 부산고는 정근우의 4타수 2안타 3타점 활약에 힘입어 10-6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정근우는 “그간 웨이트트레이닝과 수영으로 몸을 꾸준히 만들었다. 공이 빨라보이진 않았지만, (투수와) 거리감이 좀 느껴지더라. 가볍게 친다는 마음으로 타석에 섰다”며 웃었다.

● 부산고 후배들의 우상

경기가 끝나자 곳곳에서 사인 공세가 이어졌다. 부산고 재학생 후배들은 그런 정근우를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봤다. 부산고 2루수 명건우(17)는 “정근우 선배님이야말로 나의 우상이다. 선배님이 잘 칠 것으로 기대했다. 나 역시 운동을 열심히 해서 선배님처럼 대박을 터트리고 싶다”며 미소를 지었다. 정근우는 부산고 재학 시절 동기 추신수(전 신시내티)와 함께 1999∼2000년 대통령배를 2연패했다. 당시에도 부동의 1번타자로 활약하며 부산고 전성시대를 이끌었다.

● “고교시절 흘린 땀방울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70억원 계약의 화려함 뒤에는 고교 시절 정근우가 흘린 피땀이 서려있다. 그래서 그에게 부산고는 자부심의 다른 이름이다. 그는 “당시엔 새벽 6시부터 밤 9시까지 티배팅을 치고, 펑고를 받고, 러닝을 했다. 그런 운동량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 같다. 후배들은 나보다 더 잘 되길 바란다. 오랜만에 부산고 유니폼을 입고, 동문들을 만나니 옛 추억이 떠올라 좋다. 내년 야구대제전에도 꼭 참가하고 싶다”고 밝혔다.

포항|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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