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2일 서울에서 열린 한국과 브라질의 축구 대표팀 평가전에 앞서 홍명보 대표팀 감독(왼쪽)과 악수하고 있는 거스 히딩크 전 한국 대표팀 감독. 동아일보DB
“(홍)명보가 원한다면….”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거스 히딩크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67)이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44)을 적극 돕겠다는 뜻을 전했다.
최근 히딩크 감독을 만나고 돌아온 한 축구계 인사는 “히딩크 감독이 다음 달 초 무릎 수술을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데 그때 홍 감독이 원하는 정보는 다 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히딩크 감독은 현 축구대표팀 주치의인 송준섭 박사(44)가 운영하는 서울제이에스병원에서 수술하기 위해 다음 달 8일 전후 입국한다. 홍 감독은 대표팀을 이끌고 다음 달 13일 브라질 전지훈련을 떠난다.
홍 감독에 대한 히딩크 감독의 애정은 각별하다. 2002년 감독과 주장으로 함께 4강 신화를 썼다. 특히 홍 감독이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에 사상 첫 동메달을 안긴 뒤 올 초 “좀 더 배우고 싶다”고 했을 때도 러시아 프로축구팀 안지에서 6개월간 교육시켰다. 2014년 브라질에서 만날 러시아와 벨기에, 알제리 등 H조 분석에 여념이 없는 홍 감독에게 ‘중요한 팁’을 즐겁게 줄 수 있는 끈끈한 ‘사제지간’인 셈이다.
히딩크 감독은 “내가 러시아와 벨기에 선수들은 잘 알지만 한국 선수들은 잘 몰라 정확한 정보를 주긴 힘들 것이다. 하지만 러시아와 벨기에 정보만 줘도 명석한 홍 감독이 한국 선수들을 잘 조련해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축구계 인사는 전했다. 하지만 히딩크 감독은 “조 추첨이 끝나고 러시아와 벨기에 축구 관계자들도 ‘너무나 행복하다’고 내게 전화했다. 모두가 웃고 있다는 건 더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뜻이다”라며 우려의 목소리도 냈다는 전언이다.
히딩크 감독은 네덜란드와 러시아 대표팀 감독을 했고 올 중반까지 러시아 프로팀 사령탑을 지냈다. 또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첼시(잉글랜드) 등 유럽에서 프로팀을 오래 지도해 러시아와 벨기에 정보에 해박하다. 홍 감독은 최근 히딩크 감독 밑에서 스태프로 보좌한 톤 뒤 하티니어르 코치의 영입을 추진하고 있는 등 ‘히딩크 활용법’을 고민하고 있다. 히딩크 감독이 적극 도움을 준다고 한 만큼 홍 감독의 발걸음도 한결 가벼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