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구단은 17일 일리야 페트코비치 감독과의 계약을 중도 해지하고 이차만 전 대우 로얄즈(부산 아이파크 전신) 감독을 신임 사령탑에 선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2년. 이와 함께 경남은 이흥실(52) 전 전북 현대 감독대행을 수석 코치로 영입했다. 경남 김해 출신의 이 감독은 1981년 고려대에서 지도자 경력을 시작했고, 1987년 대우 로얄즈 코치를 맡으며 프로 무대에 입문했다. 그 해 팀 사령탑에 취임해 역대 최연소(만 37세) 프로 감독이 된 바 있다.
● 14년 만의 프로 복귀, 긴 공백 메울까?
이 감독은 3차례에 걸쳐 대우를 이끌었다. 4대 사령탑으로 1987년부터 89년까지 이끌었고, 1992년 1월부터 그해 9월까지 7대 감독을 지냈다. 1997년부터 1999년 6월까진 11대 감독으로 명성을 떨쳤다. 취임 첫 해였던 1987년 정규리그 12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우승을 확정해 감독상도 수상했고, 1997년에는 K리그와 리그컵 2개 대회(아디다스컵, 프로스펙스컵)를 동시 석권하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프로 무대로 되돌아오기까지 14년이 걸렸다. 그 사이 이 감독은 2004년부터 2008년까지 부경고 감독으로 활동한 걸 제외하면 지도자 공백기가 상당히 길었다. 역대 최연소 사령탑이던 이 감독은 이제 최고령 감독으로 신분이 바뀌었다.
젊어지는 추세인 프로 감독들 사이에 ‘노장’을 선택한 경남 구단의 판단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이에 경남은 큰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지역 축구인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지역 정서와 지도력을 두루 접목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이차만 카드’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했다. 경남 관계자는 “내년은 성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이차만 감독 체제로 승부수를 띄운다”고 설명했다.
물론 경남도 이 감독의 오랜 현장 공백을 우려하지 않았던 건 아니다. 반대 목소리도 있었다. 그래서 이흥실 수석코치를 영입했다. 사실 이 수석코치도 유력한 감독 후보였다.
이 감독과 이 수석코치의 관계는 나쁘지 않다. 1990이탈리아월드컵 당시 대표팀 코치였던 이 감독이 이회택 감독에게 부상으로 본선행이 불투명했던 이 수석코치를 데려갈 것을 강력히 추천해 한솥밥을 먹은 기억도 있다. 이 수석코치도 흔쾌히 옛 스승의 부름을 받아들였다는 후문. 이 수석코치는 2005년부터 7년 간 전북 코칭스태프로 활동했고, 작년에는 대표팀 사령탑 최강희 감독의 공백기 동안 감독대행으로 지휘봉을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