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구단 역사상 최강의 외국인타자를 영입했다. 메이저리그(ML)에서 4번타자로만 100경기 이상 출전한 대형선수다. SK는 19일 “2013시즌 ML 탬파베이에서 활약한 루크 스캇(35)과 계약했다”고 밝혔다.
2005년 휴스턴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스캇은 볼티모어(2008∼2011년)와 탬파베이(2012∼2013년)에서 통산 889경기에 출장해 타율 0.258, 135홈런을 기록했다. 4번타자로 109경기, 5번타자로 237경기, 6번타자로 305경기에 나서는 등 주로 중심타선에서 활약했다. 2008년(23개), 2009년(25개), 2010년(27개)에는 3시즌 연속 20홈런 이상을 때리며 전성기를 보냈다. 올 시즌에는 91경기에서 타율 0.241, 9홈런을 기록했다. 특히 선구안과 장타력을 두로 겸비해 OPS(출루율+장타율)가 높은 것이 장점이라는 평이다. SK는 “한국에 진출한 외국인선수 중 마이너리그(559경기 121홈런)와 ML에서 모두 세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타자는 스캇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스캇은 2013시즌 종료 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었으나 ML 구단들의 눈길을 끌지 못했다. 30대 중반의 나이로 하락세인 데다가, 2011년 어깨수술을 받아 송구 능력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스캇은 외야수와 1루수를 소화할 수 있지만, 최근 2년간은 주로 지명타자로 활약했다.
스캇의 2013시즌 연봉은 275만달러(약 29억원). 비록 몸값이 하향 추세이기는 하지만, SK는 만만치 않은 연봉을 약속했을 것으로 보인다. SK의 공식발표 금액은 30만달러(계약금 5만달러+연봉 25만달러·약 3억1700만원)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야구관계자는 없다. 업계에선 “최소 100만달러 이상일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SK가 국내 FA 시장에서 지출을 하지 않아 실탄은 충분한 상황이었다. 스캇이 FA라, SK로선 바이아웃 금액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이점도 있었다.
SK는 정근우(한화)와 크리스 세든(요미우리)의 이탈로 스토브리그에서 전력유출이 심했다. 그러나 거물급 외국인타자 영입으로 확실한 4번타자감을 수혈했다. SK 이만수 감독은 “구단에서 많은 노력을 했다. 중심타자로 중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