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던 악동이 진정한 축구 대세로 거듭나고 있다. 루이스 수아레스(26·리버풀)는 21일(한국시간) 홈 안필드에서 열린 2013∼2014 프리미어리그 카디프 시티와의 17라운드에서 혼자 2골을 넣으며 3-1 승리를 이끌었다. 리버풀은 최근 4연승으로 승점36(11승3무3패)을 기록했다. 맨시티, 아스널과 함께 치열한 선두 다툼을 이어갔다.
수아레스는 경기 이틀 전 재계약에 성공했다. 영국의 권위지 인디펜던스에 따르면 4년 동안 주급 20만 파운드(약 3억4700만원)의 대형계약이다. 리버풀 역사상 최고 금액인 동시에 웨인 루니, 판 페르시(이상 맨유·25만 파운드)에 이은 3위. 1년 연봉만 1000만 파운드(약 173억원)다. 2011년 겨울이적시장을 통해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은 지 3년이 채 안돼 팀의 에이스로 성장했다.
이날도 수아레스의 농익은 플레이가 빛을 뿜었다. 전반 25분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조던 헨더슨이 살짝 띄어준 크로스를 오른발 논스톱 슛으로 꽂아 넣으며 선제골을 뽑았다. 전반45분에는 아크 왼쪽에서 오른발 감아차기로 반대편 골 망 구석을 정확히 찔렀다.
시즌 18, 19호 골. 축구센스와 개인기술, 스피드, 강력한 슛 능력까지 두루 갖춘 팔방미인의 모습 그대로였다. 수아레스는 13골을 넣은 세르히오 아구에로(맨시티)와의 격차를 6골로 벌렸다. 스카이스포츠는 양 팀 통틀어 최고인 평점9를 매기며 “2차례 환상적인 골로 다시 한번 승리의 부적임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수아레스는 올 시즌 남들보다 뒤늦게 출발했다. 9월26일 맨유와 캐피털원컵 32강전이 첫 출격이었다. 이유가 있었다. 지난 시즌 첼시와의 32라운드에서 상대 수비수 브라니슬라프 이바노비치의 팔을 물면서 10경기 출전정지 처분을 받았다. 2011년 10월 맨유전에서는 파트리스 에브라에게 흑인을 모욕하는 발언을 해 8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다시 맞붙은 2월 경기에서 에브라의 악수를 거절하며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이 때문에 리버풀에서 방출될 것이란 얘기도 심심치 않게 터져 나왔다.
하지만 리버풀의 브랜든 로저스 감독은 “수아레스가 징계시간 많은 걸 깨달았고 앞으로 더욱 성숙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수차례 믿음을 드러냈다. 수아레스는 9월30일 선덜랜드와 프리미어리그 복귀전에서 멀티 골을 터뜨리며 본격적인 득점 물꼬를 텄다.
12경기에 서 19골을 넣으며 득점 1위는 물론이고 유력한 득점왕 후보가 됐다. 한 시즌 역대 최다 골은 앨런 시어러가 1994∼1995시즌 블랙번에서 작성한 35골이다. 지금과 같은 페이스라면 남은 21경기에서 기록 경신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