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31)는 텍사스와 7년 총액 1억3000만달러(약 1378억원)의 기념비적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터뜨렸다. 또 한명의 ‘야구재벌’ 탄생이다. 이제 한국야구계에서 추신수 레벨의 위상을 지닌 선수는 손에 꼽을 만큼 희소하다. 그렇기에 추신수가 앞으로 어떠한 경기력을 보여줄 지와 별개로 어떻게 그 거액을 지혜롭게 쓸 지에도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추신수와 인연이 깊은 야구 관계자는 23일 “추신수가 어떤 행태로든 사회공헌활동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인사는 “추신수는 아주 오래 전부터 야구로 돈을 많이 벌게 되는 날이 오면 얻은 혜택의 일부를 사회에 돌려줄 것인지를 고민해왔다. 지금도 아이디어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머지않아 입장을 정리해서 밝히는 때가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례에 비춰볼 때, 추신수와 비슷한 입지를 지니는 상징적 코리안 메이저리거로는 박찬호(40·은퇴)와 류현진(26·LA 다저스)을 꼽을 수 있다. 박찬호는 다저스 시절인 1997년 ‘박찬호장학회’를 설립해 올해까지 매년 야구 유망주들을 후원했다. 또 ‘박찬호기 전국초등학교야구대회’와 ‘박찬호배 전국리틀야구대회’ 등을 개최하고 있다. 2011년 12월 한화에 입단할 때는 계약금과 옵션에 해당하는 6억원을 유소년야구에 기부하기도 했다. 류현진도 ‘HJ99 파운데이션’을 설립해 아마추어야구를 위한 기부활동에 힘쓰고 있다. 류현진은 고향인 인천시와 함께 인천에 유소년야구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 일본프로야구 한신에 입단한 오승환(31)도 재단을 만들 계획으로 알려졌다.
야구재벌들의 재단 설립과 기부활동은 절세 차원에서도 효과적이다. 즉,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일석이조의 방편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