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감독은 23일 성남시청에서 이재명 성남시장으로부터 감독 임명장을 받은 뒤 “성남 일화 시절에도 초대 사령탑을 맡은 팀이라 더욱 애정이 크다.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축구를 보여 주겠다”고 약속했다.
압권은 기자회견 말미였다. 성남시청 상황실을 가득 채운 취재진으로부터 “젊은 감독들이 득세하는 요즘 프로축구 최고령 감독이 됐다”고 하자 그는 심각하게 말했다.
“프로축구 출범 30년이 흘렀다. 우리 선수들의 수준이 굉장히 높아져 있다. 하지만 지도자들이 너무 젊다보니 경험 부족 등으로 이런 좋은 선수들을 제대로 끌어가지 못했다. 심지어 프로답지 않은 팀들도 여럿 있었다. 전술도 다양해져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과거나 지금이나 축구의 틀은 변함이 없다. 올라운드 플레이, 공격축구로 결과까지 가져오겠다.”
이는 자신이 노장 사령탑이라는 점에서 비롯된 일각의 우려에 대한 답이기도 했다. 박 감독은 80∼90년대 한국 축구계를 이끈 뛰어난 지도자이기는 하지만 당시와 지금 여건은 많이 다른 게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프로축구 지휘봉을 잡은 2006년 시민구단 대구FC를 끝으로 지도자 이력이 끊겼다는 점도 약점이다.
그러나 박 감독의 생각은 분명했다. “현장은 한참 떠나있었지만 그동안 꾸준히 노력하고 공부했다. 어정쩡한 축구로는 안 된다. 강인한 정신력도 꼭 필요하다. 제대로 할 자신이 없었다면 감독을 맡지도 않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