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점 171.12점으로 7위.’ 안도 미키(26·사진)는 23일 일본 사이타마현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열린 전일본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에서 최종점수가 발표되자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아이를 출산한 뒤에도 스케이트화 끝을 동여매고 2014소치동계올림픽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던 그녀의 도전은 실패로 끝났다. 그러나 그녀의 도전정신은 깊은 여운을 남겼다.
안도는 22일 펼쳐진 쇼트프로그램을 5위로 마치며 사실상 올림픽 출전이 무산된 상태였다. 그럼에도 “마지막까지 나답게 경기를 치르고 싶다”고 했고, 최선을 다해 경기를 마쳤다. “아이스링크에선 엄마가 아닌 선수”라며 프로의식을 빛내기도 했다.
기적은 없었다. 안도의 3번째 올림픽 출전은 무산됐다. 그녀는 23일 프리스케이팅 후 만감이 교차하는 듯 30분간 눈물을 흘렸다. 그도 그럴 것이 스케이트화를 신은 아홉 살 이후 17년간 피겨선수로 살았다. 2002년 국제빙상연맹(ISU) 세계주니어그랑프리파이널에선 여자선수로는 처음으로 4회전 점프인 쿼드러플 살코를 성공하며 피겨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2011시즌 이후 모습을 감췄지만, 두 시즌 만에 아이스링크로 복귀했다. 그 사이 그녀는 한 아이의 엄마가 돼있었다. 사실상 선수생명은 끝난 듯했지만, 출산한 몸으로 다시 스케이트화를 신고 힘차게 얼음판을 지쳤다.
그러나 안도의 도전은 여기까지였다. 그녀는 대회가 끝난 뒤 현역은퇴를 선언했다. 앞으로는 후진 양성을 위해 지도자로서 제2의 피겨인생을 연다. 그녀는 일본 닛칸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스케이트를 시작한 아홉 살부터 올림픽 무대에 서는 게 꿈이었다”며 “앞으로는 지도자로서 많은 후배들이 올림픽 무대에 서게끔 도와주고 싶다. 꿈을 심어줄 수 있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