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김기태 감독은 26일 잠실구장으로 출근했다. 코칭스태프 미팅이 있었던 데다, 내년 스프링캠프 등 전체적 일정을 체크하기 위해서였다. 개인훈련을 위해 잠실구장을 찾은 몇몇 선수들은 인사차 감독실을 노크했다.
올 시즌 선발과 불펜에서 핵심 역할을 한 류제국과 이동현이 감독실로 들어서자 김 감독은 “올해 정말 수고 많았고, 고마웠다”고 말하며 차례로 악수했다. 그러다 이동현의 헤어스타일을 확인하고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김 감독은 “염색했구나. 내년 스프링캠프 이전까지는 정리할 거지”라고 물었다. 그러자 이동현은 “네, 알겠습니다”라고 답하며 웃었다.
LG 선수단의 자체 규정상 염색은 허용되지 않는다. 현재는 비시즌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 김 감독은 ‘프로선수들에게 야구장은 직장’이라는 점을 주지시키고, 용모를 단정하게 하라고 강조해왔다. 머리카락 염색뿐 아니라 유니폼도 가능한 깔끔하게 입도록 지시했다. LG 선수들이 무더운 여름에도 경기 전 훈련 때 반바지를 입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 뒤 김 감독은 이동현에게 또 한 가지 지시사항을 전달했다. 김 감독은 “아까 보니까, 최경철은 레게 파마를 했더라. 어울리지 않으니까 빨리 정리하라고 해라”고 얘기했다. 이동현은 “꼭 전달하겠습니다”라고 큰 소리로 답한 뒤 감독실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