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는 2011시즌이 끝난 뒤 롯데를 떠나 일본프로야구 오릭스와 2년 총액 7억엔(26일 기준환율 약 71억원)에 계약했다. 2012시즌 종료 후에는 한화의 에이스였던 류현진이 포스팅을 거쳐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 6년 총액 3600만달러(약 381억원)에 사인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2013시즌이 마무리된 뒤에는 오승환이 소속팀 삼성의 동의를 얻어 2년 총액 9억엔(약 91억원)을 받고 일본프로야구 한신으로 이적했다. KIA에서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윤석민도 뒤를 이어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국가대표 야구선수들의 해외 진출이 3년간 릴레이로 이어졌다. 게다가 몸값도 어마어마하다. 내로라하는 한국야구의 스타들이 해외 진출을 타진하다가 푸대접을 받고 발길을 돌렸던 과거 일화는 모두 옛날 얘기일 뿐이다. 요즘 우리 선수들은 바다를 건널 때도 제값을 받고 떠난다. 베테랑 선수들은 “좀더 야구를 열심히 해서 좋은 기회를 잡지 못한 게 후회된다”고 되뇌고, 어린 선수들은 “언젠가는 나도 그곳에서 뛰어 보고 싶다”며 더 큰 무대를 향한 꿈을 키우고 있다.
그렇다면 2014시즌이 끝난 뒤에는 누가 이 바통을 이어 받을 수 있을까. 가장 유력한 후보는 넥센 유격수 강정호(사진)다. 강정호는 한 시즌만 더 뛰면 구단의 동의 하에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 이미 올해 오승환과 윤석민을 보러 왔던 미국과 일본의 스카우트들 앞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파워와 타점생산 능력을 갖춘 거포형 유격수 강정호에게 관심을 보이는 팀들이 적지 않다. 스스로도 해외 진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또 2015시즌 직후에는 두산 외야수 김현수가 FA 시장에 나온다. 파워와 정확성을 겸비한 김현수 역시 국내무대가 좁은 타자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