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올 세계신기록 4번 세웠지만 완벽한 레이스는 딱 한 번뿐
초반 스타트 실수 없으면… 소치올림픽 금빛질주 보세요”
“올 시즌 완벽한 레이스는 딱 한 번뿐이었던 것 같아요.”
‘빙속 여제’ 이상화(24·서울시청)는 올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1∼4차 대회 7번의 레이스에 출전해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중 3번이나 세계기록을 경신했다. 2012∼2013시즌까지 포함하면 올해 들어 4번 세계신기록을 새로 썼다.
전문가들은 그런 이상화를 ‘무결점 스케이터’로 평가한다. 하지만 정작 이상화 자신이 꼽은 완벽한 레이스는 지난달 17일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월드컵 2차 대회 2차 레이스 한 번뿐이다. 이상화는 당시 36초36이라는 세계신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 테이프를 끊었다.
27일 세계신기록 수립 포상금 시상식이 열린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만난 이상화는 “출발부터 피니시까지 완벽했던 건 그 레이스뿐이다. 나머지 경기에서는 약간의 실수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상화는 지난달 16일 열린 대회 1차 레이스에서도 36초57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하루 뒤 자신이 그 기록을 넘어섰지만 당시로는 세계신기록이었다.
이상화는 “내게 가장 중요한 건 초반 스타트다. 세계 기록을 세우긴 했지만 1차 레이스에서는 두 번째 스텝부터 약간 실수가 있었다. 이후 자세를 가다듬어 무사히 레이스를 마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실수가 있었다고 고백한 레이스에서 이상화의 100m 기록은 10초16이었다. 가장 완벽한 레이스라고 자평한 2차 레이스의 100m 기록(10초09)보다 불과 0.07초 늦었을 뿐이다.
김관규 대한빙상경기연맹 전무는 “상화에게는 첫발이 핵심이다. 초반 레이스에서 약간 실수를 해도 금메달엔 무리가 없지만 초반 레이스부터 완벽하다면 상화를 이길 수 있는 선수는 더더욱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 시즌을 쉴 새 없이 달려온 그는 최근 국내에서 열린 전국남녀스프린트선수권대회에 출전하지 않고 휴식을 취했다. 내년 1월 일본 나가노에서 열리는 세계스프린트선수권대회에도 나가지 않고 체력 보강과 컨디션 조절에 힘쓸 계획이다.
이상화는 “여자 500m 세계기록 보유자라는 사실에 자부심과 함께 자신감을 느낀다”며 “대회에 출전하지 않으면 감각이 떨어질 거라는 우려가 있지만 그럴 시기는 지났다. 체력을 유지하고 감을 잊지 않으면서 올림픽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1월 세계신기록으로 1000만 원을 받은 이상화는 이날 김재열 빙상경기연맹 회장으로부터 2000만 원의 신기록 포상금을 받았다. 그는 웃으며 “오늘 받은 포상금도 알뜰하게 저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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