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농구에서 LG는 모비스, SK와 함께 선두권을 형성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LG가 꾸준한 경기력을 발휘하고 있는 데는 외국인 센터 크리스 메시(38·199cm·사진)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메시는 경기당 평균 11.3점-8.8리바운드로 LG의 골밑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그는 안정적 기량 외에도 전기수리공에서 농구선수가 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로 알려져 팬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 농구선수의 길, 최고의 선택!
고교 졸업 후 친척을 따라 전기수리공으로 일했던 메시는 길거리농구대회 도중 한 대학교 농구팀에 스카우트됐다. 농구선수로서 성공 보장이 없었기에 3년간 해온 일을 마냥 저버릴 수는 없었다. 그는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어머니가 ‘넌 할 수 있다’며 용기를 불어넣어줬다. 어머니의 격려에 용기를 얻었고 스스로를 믿었다”고 밝혔다. ‘낭중지추’라는 말처럼 숨어있던 재능은 곧바로 두각을 나타냈다. 2년 뒤 메시는 명문 멤피스대에 다시 한 번 스카우트돼 정상급 빅맨으로 활약했다. 비록 NBA(미국프로농구) 진출은 이루지 못했지만, 그는 유럽에서 꽤나 알려진 선수로 성장했다. 이탈리아, 스페인, 이스라엘, 그리스를 거쳐 프랑스 리그에선 최고 센터 중 한명으로 주목받았다. 전성기를 누리던 3∼4년 전만 해도 그는 한국에 ‘비싸서 못 오는 선수’였다. 메시는 “지금 생각하면 농구선수 생활을 시작한 것은 내 인생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 체력 문제? 걱정 없다!
유럽에서 화려한 경력을 쌓았지만, 메시는 지난해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전체 13순위)까지 순번이 밀려 LG 유니폼을 입게 됐다. 30대 후반의 나이 때문이었다. 김진 LG 감독은 “메시가 우리 순번까지 올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다른 팀에서 메시의 나이를 부담스러워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트라이아웃 때부터 그에게는 ‘체력’이라는 우려가 뒤따랐지만, 보란 듯이 20대 젊은 선수들을 힘으로 제압하고 있다. 메시는 “나이가 들면서 체력에 대한 우려는 늘 들어왔던 평가다.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꾸준히 해왔으며, 비시즌에도 푸에르토리코 리그에서 뛰면서 경기감각을 유지한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이어 “나를 믿어준 LG의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