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민(25)은 2013년 SK의 신데렐라였다. 2012신인드래프트 9라운드 전체 85번으로 SK 유니폼을 입은 뒤 주로 2군에 머물렀지만, 프로 2년차인 지난해 9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3(285타수 75안타), 14홈런, 52타점을 기록했다. 주로 타선의 핵인 4·5·6번 타자로 출전할 만큼 비중 있는 역할을 맡았다. 그는 “우리 팀 외야가 너무 탄탄해 주전 도약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줄 알았다. 정말 꿈만 같은 한해였다. 역시 삶이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 같다”며 웃었다.
프로에서 한해 반짝하고 사라지는 선수는 부지기수다. 한동민 역시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지난달에도 일주일에 5번 정도 문학구장에 나갔다. 웨이트트레이닝과 러닝 등 운동은 필수였다. 시간이 날 때마다 전력분석실의 문까지 두드렸다. 자신의 타격 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내가 잘한 장면을 보기보다는 못한 장면을 봤다. 2013년엔 우완, 좌완을 상대할 때 모두 변화구 대처 능력이 너무 떨어졌다. 그래서 매일 연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4년에는 외국인타자도 한국무대를 다시 밟는다. SK는 2013년 메이저리그 탬파베이에서 뛰었던 루크 스캇을 영입했다. 외야와 지명타자 포지션에서 일부 한동민의 자리와 겹치는 부분이 있다. 지난해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한동민은 장타를 늘려 자신의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그래서 2014년 목표도 20홈런으로 잡았다. 그는 “일단 꿈은 크게 꾸어야 하는 것 아닌가. 예전부터 타율보다는 홈런 쪽에 초점을 맞추고 싶었다. 사람 욕심은 끝이 없는 것 같다. 변화구 약점을 극복하면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