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말 두산과 NC는 각각 36세, 37세의 야수를 프리에이전트(FA)로 영입했다. 그것도 지명타자 전문 선수들이었다. 수비에선 큰 도움을 기대할 수 없는 노장을 FA로 영입한 이유는 클럽하우스 내에서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두산 홍성흔과 NC 이호준은 팀이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선수단을 하나로 이끌었다. FA 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주목받은 ‘캡틴 프리미엄’의 가치를 스스로 입증했다.
주장은 ‘제2의 코치’로 불린다. 선수들의 연봉이 천문학적으로 올라갈수록 선수단의 위계질서를 바로잡을 수 있는 주장의 능력이 중요해진다. 감독과 코치를 그다지 어려워하지 않는 몇몇 슈퍼스타들도 ‘존경하는 주장’ 앞에선 고개를 숙인다.
2014년 각 팀을 이끌 주장은 누구일까. 9개 구단 중 7개 팀이 일찌감치 주장을 확정했다. 능력을 인정받으며 장기집권하고 있는 베테랑 캡틴부터 새롭게 선수단을 대표하게 된 신인 주장도 있다.
3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삼성에선 최형우가 지난해에 이어 다시 주장을 맡는다. 두산과 NC는 ‘FA 캡틴’ 홍성흔과 이호준이다. 넥센도 팀의 중심인 이택근이 변함없이 주장을 맡는다. 한화는 조금은 이색적인 과정을 거쳐 고동진이 다시 주장 완장을 찼다. 지난해 시즌 중반 김태균으로부터 완장을 이어받은 고동진은 시즌 후 ‘고참 회의’에 재신임 여부를 물었고, 다시 중책을 떠안았다.
4강에서 탈락한 롯데, KIA는 모두 새 주장을 뽑았다. 롯데는 조성환에 이어 박준서, KIA는 김상훈에 이어 이범호가 캡틴이 됐다. 이병규(9번)의 2년 임기가 끝난 LG, 전임 캡틴 정근우가 한화로 떠난 SK는 각각 3일과 4일 새 주장을 선출한다. LG의 유력한 주장 후보 중 한명인 봉중근은 올 시즌 유일한 투수 캡틴이 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