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 아니까∼ 마지막 리허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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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4, 5일 고양 피겨선수권 출전

2008년의 연아 “고양 氣 받아 일냈죠” ‘피겨 여왕’ 김연아가 2008년 12월 경기 고양에서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동아일보DB
2008년의 연아 “고양 氣 받아 일냈죠” ‘피겨 여왕’ 김연아가 2008년 12월 경기 고양에서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동아일보DB
‘피겨 여왕’ 김연아(24)는 새해 들어 생각이 많을 듯하다.

김연아는 4, 5일 경기 고양시 어울림누리빙상장에서 열리는 전국남녀종합피겨선수권에 출전한다. 소치 겨울올림픽 이전 마지막 실전 리허설인 동시에 은퇴를 앞두고 국내 팬들 앞에서 선보이는 마지막 무대다. 이 대회를 기다리고 있는 김연아의 모습을 살펴보았다.

○ “팬들 덕분에 자신감 얻었어요”

김연아는 5년 여전 고양에서 많은 눈물을 흘렸다. 2008년 12월 고양에서 그랑프리 파이널이 열렸다. 2006년 1월 이후 오랜만에 국내 팬들 앞에 선다는 중압감 때문에 당시 김연아는 큰 부담감을 느꼈다. 결국 흔치 않은 실수를 저지르며 아사다 마오(일본)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김연아는 라커룸에서 펑펑 울었다. 김연아는 “한국에서 열린 대회라 더 잘하고 싶었는데 실수를 해 속상했다. 하지만 나 자신에 대해 많이 배웠고 큰 무대에서도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3개월 뒤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고양은 그에게 반전의 의미가 있는 무대였다. 그는 5년 만에 다시 고양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하며 자신감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

○ “이제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해요”

이번 대회를 앞두고 각종 인터뷰를 통해 김연아가 가장 많이 한 말은 “힘들다”였다. 김연아는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아주 힘들다. 빨리 이 시간이 지났으면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제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한다. 아쉬운 마음은 없다”고 전했다. 김연아는 소치 겨울올림픽을 끝내고 은퇴하겠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김연아가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까지 출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피겨는 개최국 자동 출전권이 없기 때문에 김연아의 부재 시 한국은 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에 한 명도 내보낼 수 없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김연아의 발언은 소치 겨울올림픽 이후 은퇴 계획을 다짐하는 듯이 보인다.

○ “제가 한 말에 책임질게요”

‘아사다 마오와의 라이벌 관계’ ‘최고 점수 수립 가능성’ ‘피겨의 전설로 남기’…. 올림픽을 앞두고 김연아에게 쏟아지는 말들이다. 하지만 김연아는 이런 수식어들과 선을 그으려 하고 있다. 김연아는 “내 자신의 목표를 이루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신경 쓰지 않고, 복귀하면서 생각했던 대로 1등보다는 선수 생활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마지막 목표다”고 말해왔다. 자신이 하지도 않은 말들이 돌아다니는 데 대해 그는 최근 “내가 내뱉은 말만 잘 책임지면 된다”고 다소 예민하게 반응하기도 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팬들에게 완성도 있는 연기를 보이겠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팬들에게 메달 색깔과 상관없이 좋은 마무리를 지으려고 노력하는 자신을 응원해 달라고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닐까.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김연아#전국남녀종합피겨선수권#소치 겨울올림픽#고양시 어울림누리빙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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