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투 여왕’ 등극 3발 남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4일 03시 00분


우리銀 박혜진 연속성공 40개
9일 정선민 42개 기록 넘어설듯

우리은행 박혜진이 서울 성북구 장위동 우리은행 체육관에서 공격 훈련 때 사용하는 수비 모형 옆에 서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우리은행 박혜진이 서울 성북구 장위동 우리은행 체육관에서 공격 훈련 때 사용하는 수비 모형 옆에 서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우리은행 박혜진에게 과외 받고 와라.’

프로농구 경기 중 어떤 선수가 결정적인 자유투를 놓치는 경우 누리꾼들은 관련 기사에 요즘 이런 댓글을 단다. 박혜진(24·178cm)이 올 시즌 36번의 자유투를 모두 성공시켰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막판 자유투 4개를 포함해 이번 시즌까지 자유투 40개를 연속으로 성공시킨 박혜진은 정선민(은퇴)이 보유한 최다 연속 자유투 성공 기록(42개)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올스타 휴식기가 끝나고 치러지는 9일 하나외환전에서 신기록을 작성할 가능성이 높다.

‘흥, 안 들어가면 그만이지.’

자유투 성공률 100% 행진을 이어갈수록 부담도 커질 만하다. 하지만 그는 “정선민 선배 기록에 근접하면서 관심을 더욱 가져 주실수록 마음이 편해진다. 이제 못 넣을 때가 된 것 아니냐”며 웃었다. 더는 욕심이 없다고 했지만 자신감은 넘쳤다. “지금도 불안하진 않아요. 평소대로만 쏜다면 흔들리지 않을 거예요. 손이나 어디 몸이 아프지만 않으면 이대로 계속 넣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의 별명은 ‘또치’다. 만화영화 ‘아기공룡 둘리’에 나오는 타조 캐릭터 ‘또치’를 닮았다고 붙여졌다. 1990년생인 그는 새해 갑오년의 주인공인 말띠다. 올해 예감이 좋다. 박혜진은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의 말처럼 ‘팀의 중심’으로 성장했다. 올 시즌 자유투뿐만 아니라 3점슛도 37개를 성공시켜 1위에 올랐고 3점슛 성공률도 47.4%로 2위를 달리고 있다. 그는 “지난 시즌 막판에 슛 동작을 교정한 것이 효과를 봤다. 공을 잡고 바로 슛 동작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전에는 공을 던지기 좋게 돌리는 습관이 있었다”고 밝혔다.

박혜진은 경기당 평균 13.67득점(6위), 3.67도움(6위), 4.8리바운드(15위)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무엇보다 공헌도 부문에서 416.85점(4위)으로 삼성생명 이미선(437.60점)을 제외한 국내 선수 가운데 가장 높다. 박혜진은 지난해 11월 아시아선수권에서 베테랑 선수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 그는 “국가대표로 처음 뽑혀 언니들과 운동을 같이 하며 느끼는 게 많았다”며 “변연하(국민은행) 언니와 같은 방을 썼는데 슛 찬스가 나면 위축되지 말고 쏘라며 자신감을 불어넣어 준 것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올해 박혜진의 목표는 ‘2번째 통합 우승’과 ‘세대교체’다.

“예전에는 신한은행이 자꾸 우승하고 싶어 하는 이유를 몰랐는데 이제 알 것 같아요. 지난 시즌 우승하니까 그간 힘들었던 모든 걸 보상받는 느낌이었거든요. 끝까지 잘 달려서 절대 따라잡히지 않을 겁니다. 또 중요한 국제대회가 남아있는 만큼 같은 말띠인 김단비(신한은행)와 함께 한국 여자농구 세대교체의 주역이 되고 싶어요.”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우리은행#박혜진#여자프로농구#자유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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