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해 올스타·신인왕 오른 페르난데스 ‘야생마’ 푸이그 등 쿠바 유망주들 ML 러시 다저스 ‘4년간 2800만달러’ 게레로도 기대
야구월드컵 35회 출전에 우승 25회, 올림픽 5회 출전에 금메달 3개와 은메달 2개, 대륙간컵 13회 출전에 우승 10회. 아마추어야구 세계 최강 쿠바가 국제대회에서 올린 성적표다. 반면 메이저리그에 가장 많은 선수를 공급해온 도미니카공화국의 아마추어야구 성적은 형편없다. 올림픽에는 2차례 출전해 6위가 최고이고, 야구월드컵에선 1948년 딱 한 차례 우승했을 뿐 1970년 이후로는 3위 이내 입상도 없다. 도미키나공화국에서 실력이 뛰어난 선수는 10대 중반부터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표적이 되기 때문에 국가의 명예를 위해 아마추어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관심 밖의 일이다.
쿠바는 도미니카공화국보다 국토도 넓고, 인구도 많다. 그러나 쿠바 출신 메이저리거는 손에 꼽아야 할 정도로 드물다. 쿠바는 북한과 함께 공산당 1당 지배체제로 유지되는 나라다. 1959년 혁명으로 정권을 잡은 피델 카스트로는 미국과 적대적 관계를 지속했다. 북한은 3대가 세습했지만, 쿠바는 피델 카스트로의 건강이 악화된 2008년부터 그의 친동생 호세 카스트로가 통치하고 있다.
쿠바에서 미국 플로리다까지는 바닷길로 91마일(약 147km)에 불과하지만, 뗏목을 타고 탈출에 성공하는 사람들보다는 꽃다운 나이에 카리브해에 수장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 지금까지 쿠바를 탈출한 뒤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한 선수는 80명 정도다. 그 중 23명만이 2000년 이전 미국으로 건너왔다. 메이저리그에서 성공스토리를 써내려간 선배들의 활약상이 전해지기 시작한 2000년 이후로 쿠바를 떠나는 유망주들의 행렬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메이저리그에서 쿠바 출신은 타자보다는 투수 쪽에서 더 많은 성공 사례를 찾을 수 있다는 점이다. 올스타에 뽑힌 선수는 롤란도 아로요(1998년), 리반 에르난데스(2004·2005년), 대니스 바에스(2005년), 호세 콘트레라스(2006년), 아롤디스 차프만(2012·2013년), 호세 페르난데스(2013년)까지 투수만 6명이다. 반면 타자로는 지난해 LA 다저스의 ‘야생마’ 야시엘 푸이그가 팬투표로 선정되는 최후의 후보까지 오른 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프레드 프리먼에 밀려 뜻을 이루지 못한 것이 가장 근접한 경우일 뿐, 아직 그 누구도 올스타 무대를 밟지 못했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신인왕은 페르난데스(마이애미 말린스)가 푸이그를 제치고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최고 100마일(약 161km)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던지면서도 예리한 각도로 휘어지는 고속 슬라이더에 낙차 큰 커브까지 장착한 페르난데스는 클레이튼 커쇼(다저스)의 사이영상 2연패를 저지할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
푸이그의 신들린 듯한 플레이를 앞세워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까지 진출했던 다저스는 올 시즌 또 다른 쿠바 출신 루키 알렉산데르 게레로의 활약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1986년생으로 류현진보다 한 살 많은 게레로는 쿠바국가대표 출신으로 2013년에야 뒤늦게 탈출했다. 다저스는 그에게 사이닝보너스 1000만달러를 포함해 4년 2800만달러를 안겼을 정도로 2014시즌 게레로의 주전 2루수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