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래식(1부 리그) 전북 현대가 ‘진공청소기’ 김남일(37) 영입을 사실상 확정했다.
전북 최강희(사진) 감독은 5일 “아직 김남일과 계약을 맺은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김남일과 한 차례 만나 교감을 마쳤다. 선수의 나이와 기량에는 전혀 상관없다”고 밝혀 큰 변수가 없는 한 구단의 공식 발표가 이뤄질 전망이다. 김남일의 소속 팀 인천 유나이티드 조동암 사장도 “(김남일과) 재계약에 난항을 겪은 건 사실이다. 최선을 다해 협상했지만 선수를 붙잡을 수 없었다”고 이적 사실을 인정했다. 구체적인 조건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계약기간은 1년이 유력하다.
● 김남일-전북 윈-윈 계약
김남일이 이적시장 매물로 나온다는 건 기정사실이었다. 실제로 작년 말 인천과 2년 계약 기간이 만료되면서 여러 팀이 김남일에게 관심을 가졌다. 작년 시즌 종료 후 파주NFC에서 진행된 지도자 교육(B급)을 이수한 김남일은 짧은 일본여행을 통해 마음을 정리했다. 새 행선지는 전북이었다.
‘발로 뛴’ 지도자의 힘이 컸다. 최 감독은 선수를 영입할 때 반드시 직접 대면해 따스한 차 한 잔이라도 나누며 진심을 전한다. 에이전트와 구단의 의견조율은 별개다. 과거 미들즈브러(잉글랜드)를 떠나 성남 일화(현 성남FC)에 온 뒤 어려움을 겪던 공격수 이동국(35)을 영입할 때도 최 감독은 선수와 만나 함께 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 이동국은 펄펄 날았고, 성공적인 제2의 인생을 개척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2년 재계약을 통해 서로 간 신뢰를 확인했다. 최 감독은 베테랑 선수들을 중용하는 보기 드문 프로 지도자다. 김남일도 마찬가지였다. 굳은 믿음을 보여주자 김남일은 전북행이 옳다는 걸 확신했다.
김남일의 가세는 전북에도 시너지를 안길 전망이다. 지난 시즌 전북의 최대 고민거리는 중원이었다. 공격진과 수비라인은 합격점을 줄 만 했지만 수비형 미드필더를 놓고 고심해야 했다. 정혁-권경원-김상식(은퇴) 등이 번갈아 1차 저지선 역할을 했지만 100%% 만족스럽지 못했다. 여기에 작년 말 김상식이 지도자의 길에 접어들며 대체 자원이 필요했고, 김남일을 택했다. 3차례 월드컵 본선(2002, 2006, 2010)을 밟고 2012시즌 인천에 입단한 김남일은 2년 간 59경기에서 도움 3개를 기록하는 등 인천의 선전에 큰 힘을 불어넣었다. 큰 무대에 강한 김남일은 전북 후배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하며 전력 외 측면에도 도움을 줄 전망이다.
한편 전북은 울산 현대에서 뛰던 수비형 미드필더 최보경(26)도 영입해 전력 보강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