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출전 많은 박주호 안정적 플레이…공격 가담은 미흡 홍명보호 신데렐라 김진수, 저돌적이지만 뒷문 불안 약점
축구대표팀 왼쪽풀백 박주호(27·마인츠)와 김진수(22·니가타 알비렉스)의 경쟁이 뜨겁다. 커리어만 보면 박주호가 단연 앞선다. 박주호는 A매치 출전경험이 13회로 김진수(5회)에 비해 많다. 박주호는 일본 J리그와 스위스 FC바젤을 거쳐 올 시즌 분데스리가에 진출해 리그 전 경기를 풀타임 소화하고 있다. 유럽 무대에서도 박주호의 기량을 인정하고 있다는 뜻이다. 반면 김진수는 이제 프로 3년차다. 하지만 최근 대표팀 활약만 놓고 보면 선배인 박주호가 도전자 입장이다. 김진수는 작년 홍명보호가 치른 중요한 평가전 때마다 주전으로 기용되며 박주호보다 한 발 앞서가고 있다.
● 신데렐라 김진수
이영표가 2011년 초 카타르 아시안컵 이후 대표팀에서 은퇴한 뒤 왼쪽 풀백은 붙박이 적임자가 없었다. 전임 조광래, 최강희 감독은 국내파 중에서는 홍철과 최재수(이상 수원), 박원재(전북) 등을 활용했고, 해외파 중에는 윤석영(퀸즈파크레인저스)과 박주호를 번갈아 기용했다. 미드필더 조영철과 중앙수비수 김영권이 대표팀에서 왼쪽 풀백으로 변신하기도 했다. 모두 기대 이하였다. 홍명보 감독은 작년 6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김진수를 깜짝 발탁했다. 김진수는 해외파가 포함되지 않았던 작년 7월 동아시안컵 때 처음으로 부름을 받은 뒤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후 해외파들이 총동원된 10월 브라질-말리, 11월 스위스 등 강호와 평가전 때도 계속 풀타임 활약하며 홍명보호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박주호는 9월 아이티, 11월 러시아와 평가전 때 풀타임을 뛰었다.
● 스타일 뚜렷하게 달라
박주호와 김진수는 플레이스타일이 뚜렷하게 다르다.
박주호는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안정감 있는 경기를 펼친다. 반면, 좌우 풀백의 공격가담을 중시하는 홍 감독 스타일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마인츠의 토마스 투헬 감독이 수비를 강조하는데다 수준 높은 유럽 선수들과 뛰다보니 박주호 역시 안정적인 플레이에 중점을 둬 왔는데, 이것이 대표팀에서는 마이너스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진수는 패기 있고 거침이 없다. 굉장히 공격적인 성향의 왼쪽 풀백이다. 대표팀 발탁 초기에는 김진수가 전체 밸런스를 고려하지 않고 너무 공격 일변도로만 나가 뒷문이 불안하다는 우려도 있었다. 김진수는 최근 악착같은 수비가담으로 단점을 보완하려 부단히 애쓰고 있다.
지금 당장은 김진수가 우위를 점한 형국이지만 월드컵 본선까지 5개월이 남은 만큼 방심은 금물이다. 홍 감독도 “현 대표팀 좌우 풀백은 경험이 부족하다. 우리도 나름 준비를 하고 있고 앞으로도 관심을 갖고 지켜볼 생각이다”고 밝혔다. 김진수는 13일부터 3주 동안 이어질 브라질-말리 전훈에서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유럽파라 이번 전훈에 참가하지 못하는 박주호는 소속 팀에서 계속 좋은 활약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
이 밖에 2012년 런던올림픽 당시 주전 왼쪽 풀백이었던 윤석영(24·돈캐스터)과 이번 브라질-미국 전훈멤버에 뽑히며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단 김대호(26·포항)도 도전장을 내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