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겨울 선수이적시장을 놓고 축구계는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 잔뜩 얼어붙은 경기 때문에 선뜻 자금을 풀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어느 정도 맞는 말이었다. 대부분 구단들이 돈을 쓰지 못하고 있다. 전력 이탈 소식이 보강 소식보다 많다.
하지만 모두 구단이 그런 건 아니다. 그 중에는 ‘큰 손’도 있다. 특히 호남라인이 매섭다. 전북 현대와 전남 드래곤즈의 행보가 상당히 빠르다. 알짜배기 영입으로 이적시장 태풍의 핵이 됐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2014년 키워드를 ‘제2의 도약기’로 정했다. K리그 클래식(1부 리그)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동시 우승을 목표로 잡았다. 3위로 마쳤지만 결코 만족스럽지 못했던 지난 시즌을 되풀이할 생각도 없다. 이에 대대적인 선수단 리빌딩 작업에 돌입했다. 경찰축구단으로 떠난 박희도, 상주상무에 입대한 서상민-송제헌의 공백을 적극적인 전력 보강으로 채웠다.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베테랑 미드필더 김남일과 측면 공격수 한교원을, 울산 현대에서 꾸준히 성장해온 최보경을 영입했다. 여기에 더해 성남 일화의 윙 포워드 이승렬과 김인성을 동시에 데려왔다. 뿐만 아니라 수준급 브라질 용병을 추가로 보강할 계획이다.
하석주 감독의 전남도 눈길을 끈다. 포스코를 모기업으로 공유하고 있는 포항 스틸러스의 상승세를 항상 부럽게 바라봤던 전남은 ‘자존심 회복’을 천명하고 나섰다. 특히 올해는 구단 창단 20주년을 맞이하기에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복안이다. 전남은 전북에서 ‘멀티 플레이어’ 김영우를 데려왔다. 측면과 중앙은 물론 풀백까지 대부분 포지션을 소화할 능력을 지닌 김영우는 전남에서 공격 쪽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측면 베테랑 수비수 현영민도 기존의 젊은 선수들에게 관록과 경험의 힘을 전수한다. 찬스는 만들어내지만 방점을 찍을 선수가 없어 고민이 컸던 공격라인에도 탄력이 붙었다. 포항을 거쳐 작년 여름까지 수원 삼성에서 뛴 마케도니아 출신 스테보와 크로아티아 공격수 크리즈만을 동시 영입했다. 단순히 스플릿시스템 상위리그 진입이 아닌, 정상권 노크가 전남의 진짜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