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들에게 봄은 일찍 찾아온다. 새로운 시즌을 알리는 ‘스프링캠프’가 1월 중순에 시작되기 때문이다. 한겨울에 시작되는 스프링캠프는 사실 동계훈련이다. 그런데도 스프링(봄)이라고 부르는 것은 ‘봄의 지역’을 찾아가 훈련하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봄을 찾아 훈련을 떠나는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겨울은 벌써 작별을 고하고 있다. 프로야구 9개 구단은 15일 서로 다른 숙제를 안고 일제히 스프링캠프를 떠난다.
○ 조금 더 견고하게
넥센은 급할 것이 없다. 6일 시무식을 한 넥센은 느긋한 분위기 속에서 스프링캠프를 준비하고 있다. 새 외국인 타자 비니 로티노의 영입으로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화력을 더욱 화끈하게 만들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올 시즌 이택근을 2번으로 쓰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도루에 능하면서 OPS(출루율+장타력)까지 갖춘 이택근을 ‘강한 2번’으로 활용해 로티노-박병호-강정호로 이어지는 클린업트리오의 타점력을 최대로 끌어올린다는 계산에 따른 것이다. 넥센은 전지훈련을 통해 그 가능성을 엿볼 생각이다.
LG도 지난해 정규시즌 2위를 달성한 전력을 한층 더 단단하게 다질 계획이다. 김기태 LG 감독은 매년 스프링캠프 불참자를 가렸던 공포의 체력테스트를 올해는 실시하지 않았다. 선수들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된 결정이었다. 롯데 역시 전력에 큰 변화가 없다. 다만 ‘좌우 거포’ 루이스 히메네스와 최준석을 영입한 롯데는 타선의 폭발력을 높이는 데 치중할 예정이다. 김시진 롯데 감독은 6일 시무식에서 “1차 전지훈련지인 애리조나에서는 훈련량을 견딜 각오를 해야 한다”며 선수단을 다잡았다.
○ 공백 메우고 손발 맞추고
통합 3연패를 달성한 삼성은 걱정이 많다. 톱타자 배영섭(경찰청)이 입대했고 마무리 오승환(한신)이 일본에 진출했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야마이코 나바로를 영입했지만 전지훈련에서 수비 포지션 검증이 필요하다. 주 포지션은 유격수와 3루수지만 배영섭의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서는 중견수를 소화하며 정형식 이영욱 등과 경쟁해야 한다. 안지만이 오승환의 공백을 채울 수 있을지도 스프링캠프에서 검증해야 할 과제다. SK와 KIA도 삼성과 같은 처지다. SK는 자유계약선수(FA) 정근우(한화)와 은퇴한 ‘안방마님’ 박경완의 공백을, KIA 역시 FA 이용규(한화)와 에이스 윤석민의 이탈 공백을 각각 메워야 한다.
9개 구단 가운데 공백이 가장 큰 두산은 할 일이 태산이다. 손시헌과 이종욱 최준석 임재철 이혜천 등 베테랑 5명을 잃었고 감독마저 바뀐 두산은 무한 경쟁 체제로 스프링캠프를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애리조나와 일본 미야자키를 택한 두산은 올해 처음으로 투수조와 야수조의 1차 훈련지를 나눴다.
FA 시장에서 정근우와 이용규를 영입한 한화도 시간이 빠듯하다. 실질적인 전략 강화를 위해서는 외부 수혈된 선수들을 얼마나 빨리 기존 선수들과 손발을 맞추게 하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손시헌 이종욱 등 베테랑을 대거 영입한 2년차 구단 NC도 신구 조화에 땀을 쏟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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