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래식(1부 리그) 전북 현대는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동계 전지훈련을 진행 중이다. 상파울루로 향한 지가 올해로 벌써 4년째. 비행기와 브라질 현지 육로 이동 등 왕복 이동시간만 해도 거의 60시간에 달하는 엄청난 거리에 녹초가 될 수 있지만 전북 선수단이 이러한 수고를 기꺼이 감수하는 이유가 있다.
우선은 전력 향상이다. 한 번 이동하면 축구에 최적화된 환경에서 거의 한 달여간 몸만들기와 컨디션 끌어올리기는 물론이고 조직력 및 전술 극대화까지 진행할 수 있다. 더욱이 상파울루에는 산토스-상파울루FC-파우메이라스-코린치안스 등 브라질 프로축구를 대표하는 명문 클럽들이 즐비해 연습 상대를 쉽게 구할 수 있다. 올해도 전북은 선수들의 컨디션이 거의 완성기에 접어들 2월 초부터 현지 프로팀들과 여러 차례 친선경기를 갖는다.
하지만 또 다른 목적도 있다. 모기업 현대자동차 홍보를 빼놓을 수 없었다. 그런데 딱딱하고 일반적인 형태의 마케팅으로는 접근이 어렵다는 판단이 섰다. 현지인들의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뭔가 특별한 아이템이 필요했다. 이른 바 감성 마케팅이다. 그렇게 찾아낸 것이 축구였다. 브라질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언급되는 게 바로 축구다. 전북 이철근 단장은 축구를 통하면 모기업도 홍보할 수 있고, 더불어 클럽 위상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 섰다.
현대자동차가 2010년부터 브라질 상파울루 내륙 지역 피라시카바에 공장을 설립하기 시작하자 전북은 이듬해인 2011년부터 매년 초 새 시즌 준비를 위해 상파울루를 찾았다. 그 효과는 엄청났다. 현지에서는 공장 부지를 무상으로 장기 임대해줬고, 세금도 면제해줬다. 차량 판매도 급증했다. 특히 작년이 화려했다. 현대자동차의 브라질 시장 점유율은 6.34%에 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20만대에 육박하는 판매량이다. 이 과정에서 모기업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전북 구단이 큰 힘을 보탰음은 물론이다. 그래서 전북은 전지훈련 기간 내내 현지에서 VIP 대접을 받고 있다. 올해도 전북은 현지 법인과 공동 마케팅으로 축구를 통한 모기업 홍보에 나서 브라질월드컵 붐 조성에도 기여할 계획이다.
이 단장은 “전북은 한국과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클럽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모기업과 구단이 동반 성장하면 가장 이상적인 가치”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