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착 맞춰가네, 현대캐피탈 ‘우승 퍼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10일 03시 00분


김호철 감독 재영입, 거포 아가메즈 펄펄
문성민도 회복… LIG손보 꺾고 선두 탈환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에 2010∼2011시즌은 악몽이었다. 정규리그를 2위로 마쳤지만 플레이오프에서 3위 삼성화재에 3연패하며 2005시즌 프로 출범 이후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실패했다. 구단은 프로 원년부터 사령탑을 맡았던 김호철 감독을 물러나게 하고 하종화 감독을 영입했다. 하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최근 3년 연속 우승 후보로 꼽히고도 3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실패했던 현대캐피탈이 올 시즌에는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5일 적지인 대전에서 삼성화재를 꺾고 정규리그 1위에 올랐다. 현대캐피탈이 2라운드 이후 순위표 맨 위에 이름을 올린 것은 2008∼2009시즌이 마지막이었다.

‘3위 팀’으로 추락한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을 앞두고 우승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강구했다. 2005∼2006시즌부터 2년 연속 우승을 이끌었던 김호철 감독을 다시 불렀고 ‘세계 3대 공격수’로 평가받은 아가메즈(콜롬비아)와 계약했다. 자유계약선수(FA)가 된 삼성화재 ‘수비의 핵’ 여오현 영입에 성공하면서 공수에 걸쳐 전력을 강화했다. 또 약 300억 원을 들여 배구 전용 복합 베이스캠프 ‘캐슬 오브 스카이워커스’를 완공하면서 훈련과 재활, 생활까지 한꺼번에 해결할 기반을 갖췄다. 훈련 장소를 홈 코트 유관순체육관과 흡사하게 만들어 적응력을 높였다. 웬만한 구단은 엄두도 내지 못할 과감한 투자였다.

초반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토종 주포 문성민이 지난해 6월 월드리그에서 부상을 당해 출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2라운드 중반까지 우리카드에도 뒤져 3위에 그쳤다. 당시 김 감독은 “모두가 우리 팀을 1강이라고 하는데 그건 문성민이 있을 때 얘기”라며 현실을 인정했다. 현대캐피탈은 아가메즈와 국내 선수들의 호흡이 제대로 맞기 시작하면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지난해 마지막 경기였던 러시앤캐시전부터는 문성민이 투입되며 애초에 구상했던 퍼즐을 완성했다.

현대캐피탈은 9일 안방 경기에서 LIG손해보험을 3-1(21-25, 25-23, 25-15, 30-28)로 꺾고 8연승을 질주했다. 승점 38(13승 4패)을 만든 현대캐피탈은 삼성화재를 승점 2점 차로 제치고 하루 만에 선두를 되찾았다. 프로 출범 이후 이어온 LIG손해보험 상대 안방 경기 연승 기록은 ‘25’로 늘렸고 올 시즌 안방 경기 전승(9승) 행진도 이어갔다. 여자부 4위 도로공사는 선두 기업은행을 3-0(25-22, 25-23, 25-16)으로 완파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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