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최근 3골 모두 결승골…핵심전력 우뚝 2. 수비형MF·공격형MF ‘전천후’ 3. 선덜랜드 탈꼴찌…1부 잔류 선봉 4. 월드컵 앞둔 홍명보호 천군만마
선덜랜드는 1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끝난 풀럼FC와의 2013∼201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1라운드 원정에서 4-1 쾌승을 일궈냈다.
짜릿했던 90분 경기에서 가장 돋보인 선수는 기성용(25·선덜랜드)이었다. 선덜랜드가 1-0으로 리드하던 전반 41분 아담 존슨의 땅볼 프리킥 패스를 문전 한복판에서 받아 절묘한 오른발 슛으로 골 망을 갈랐다. 2-1로 앞선 후반 24분에는 존슨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연결해 어시스트를 달성했다. 1골(시즌 3호) 1도움(시즌 1호)의 기성용과 해트트릭을 기록한 존슨을 내세운 선덜랜드는 꼴찌 탈출에 성공했다.
● ‘춤추는’ 기성용, 선덜랜드도 홍명보호도 활짝!
선덜랜드의 올 시즌 행보는 불안했다. 이전까지 20위 꼴찌였다. 챔피언십(2부 리그)으로 강등되지 않으려면 많은 승수를 쌓아야 했다. 풀럼 원정은 큰 고비였다. 프리미어리그에는 크리스마스 직후 2∼3일 간격으로 벌어지는 박싱데이(영 연방의 성탄 연휴, 선물을 포장하는 날이라는 뜻에서 나옴) 때의 순위가 시즌 종료 순위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속설이 있다. 선덜랜드에게는 고비를 넘겨줄 스타가 절실했다.
기성용은 지난 해 12월26일 에버턴과 18라운드(1-0 선덜랜드 승)에서 시즌 2호 골을 신고했다. 12일 풀럼 원정 결승골은 정규리그 3경기만의 득점이었다. 선덜랜드의 프리미어리그 통산 7000호 골이어서 가치가 더욱 컸다. 기성용은 12월 18일 첼시와의 캐피털원컵(리그컵) 8강전(2-1 승리)에서도 결승골(시즌 1호)을 터뜨렸다. 어시스트는 선덜랜드 임대 이후 첫 번째 기록이다. 한 경기 공격 포인트 2개는 선덜랜드 선수가 된 이후 개인 최고 기록이다.
90분 풀타임을 뛰면서도 지치지 않고 전개한 패스와 투지 넘치는 플레이, 영리한 공수 조율 능력은 누구도 따르지 못했다. 평소와 달리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된 것이 눈에 띈다.
경기 뒤 숨겨진 얘기도 나왔다. 존슨의 해트트릭이 됐던 후반 40분 페널티킥 키커는 당초 기성용이었지만 존슨의 기록을 위해 흔쾌히 양보했다고 했다. 선덜랜드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를 밝혔다. 선덜랜드는 4승5무12패(승점 17)로 토트넘 훗스퍼에게 0-2 패배를 당한 크리스탈 팰리스와 승점 동률이 됐다. 골 득실(선덜랜드 -15, 크리스탈 팰리스 -18)에서 앞서 한 계단 상승한 19위다. 15위 노리치시티(승점 20)부터 18위 카디프시티(승점 18)까지 모두 한 경기 내 추격이 가능한다. 잔류 희망을 부풀리게 됐다. 아직 시즌 종료까지는 팀당 18경기씩 남았다. 2014브라질월드컵 8강 진출을 꿈꾸는 국가대표팀 홍명보호에게도 기성용의 골은 대단히 기쁜 소식이다. 본선 개막이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홍 감독의 최대 고민은 대표팀의 전력 핵심인 유럽 리거들의 극심한 부침이다. ▲꾸준한 출전 ▲꾸준한 경기력 등이 대표팀 선발 우선 원칙인데, 기준을 제대로 이행하는 선수는 드물다. 기성용만이 변함없이 자신의 위치와 위상을 지켜가고 있다. 적어도 ‘중원 사령관’ 자리는 고민할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