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주전 골키퍼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할 것으로 보이는 정성룡(왼쪽)과 김승규가 15일(한국시간) 이구아수 공항에 도착해 짐을 찾고 있다.(왼쪽 사진) 공격수 김신욱이 비장한 표정으로 출국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이구아수(브라질)|남장현 기자
■ 홍명보호 생존경쟁 포인트는?
홍 감독 “베스트 진용의 80%는 완성됐다” 최종 명단 발표까지 4개월…기회는 공평 부상·컨디션 난조 등 핵심자원 이탈 변수
원톱 김신욱 vs 이근호·주전 골키퍼 경쟁 윙 포워드·수비형 미드필더도 4명씩 호출 포백 수비진 김대호·박진포 첫 소집 눈길
대표팀 홍명보호가 브라질의 포스 도 이구아수에서 브라질월드컵을 향한 새해 첫 걸음을 내디뎠다. 몸만들기→조직력 강화로 이어질 금쪽같은 시간이다. 선수들은 하루하루가 피 말리는 서바이벌 게임이다. 한국에서 출국 때까지만 해도 느긋하고 여유롭던 태극전사들의 얼굴은 이구아수에 도착하자 금세 긴장감을 풍겼다.
동계훈련 소집 멤버들을 통해 홍명보호의 경쟁 구도를 살펴봤다.
● 특명, 20%를 채워라!
홍명보호는 출범 이후 4-2-3-1 포메이션을 주로 활용해왔다. 이번 동계훈련 엔트리(23명)를 선발할 때도 이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특수 포지션인 골키퍼 3명을 제외하면 필드 플레이어는 각 위치에 2명씩 배치됐다.
최전방 원 톱을 놓고 김신욱(울산 현대)과 이근호(상주 상무)가 경쟁한다. 그 뒤를 이승기(전북 현대)와 송진형(제주 유나이티드)이, 좌우 윙 포워드로 염기훈(수원 삼성)-김민우(사간도스·이상 왼쪽), 고요한(FC서울)-김태환(성남 일화·이상 오른쪽)이 위치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도 4명이 호출됐다. 하대성(베이징궈안)-이명주(포항 스틸러스)-박종우(부산 아이파크)-이호(상주 상무) 등이 주인공이다. 포백 수비진도 2개의 그룹 운용이 가능하다. 김진수(알비렉스 니가타)-김대호(포항 스틸러스)가 왼쪽 풀백, 이용(울산 현대)-박진포(성남 일화)가 오른쪽 풀백이다. 흥미로운 점은 김대호와 박진포가 모두 처음으로 대표팀에 부름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작년 하반기 A매치 때는 대개 김진수와 이용이 수비진의 좌우 축을 담당했으나 동계훈련에서는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중앙수비수도 강민수(울산 현대)-김주영(FC서울)-김기희(전북 현대)-이지남(대구FC) 등 모두 4명이다.
홍명보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베스트 진용의 80%는 완성됐다”고 밝힌 바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소집 멤버들 중 일부는 5월 중 발표될 월드컵 최종 엔트리 경쟁에서 한 걸음 앞섰고, 누군가는 조심스레 기회를 엿봐야 하는 처지다. 특히 유럽과 중동 등 해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의 합류도 엄청난 변수다. 골키퍼를 뺀 남은 베스트 멤버를 오직 해외파로만 채울 수 있을 정도다.
박지성(PSV아인트호벤)이란 대단히 매력적인 카드는 물론이고 확실히 검증된 실력으로 잉글랜드와 독일 무대에서 누비는 이들도 있어 변수가 많다. 향후 3주의 여정은 남은 20% 주인공이 되기 위한 마지막 승부로 볼 수 있다.
다만 분명한 건 모두에게 공평하고 동등한 기회가 제공된다는 사실이다. 누구도 앞날을 낙관할 수 없다. 또 누구도 좌절할 필요도 없다. 최종 엔트리 발표까지 남은 4개월 간 어떠한 일이 닥칠지 모른다. 4년 전 남아공월드컵을 준비할 당시에도 부상과 컨디션 난조 등 뜻밖의 상황에 처한 몇몇 핵심 자원들이 최종 엔트리에서 낙마한 아픈 기억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