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토종 스타일 다른 배구 서브
외국선수들 높이 올리는 서브 선호… 자주 쓰는 손으로 띄워야 더 정확
국내는 반대 손 쓰게 교육 받아와
현대 배구에서 서브는 공짜가 아니다. 스파이크 서브는 전혀 ‘서비스’가 아니다. 시속 120km에 육박하는 볼이 0.5초도 안 돼 코트에 그대로 내려 꽂히면 곧바로 한 점이다.
그 한 점도 보통 한 점이 아니다. 한국전력은 12일 현대캐피탈과의 경기 마지막 5세트에서 어이없는 실책성 플레이로 경기를 내줬다. 12-13으로 뒤진 상황에서 현대캐피탈 아가메즈의 평범하고 느린 서브를 받아내지 못한 것. 하지만 상황을 복기해보면 실책으로 보기 어렵다. 바로 직전 12-12에서 아가메즈에게 당했던 스파이크 서브 에이스가 남긴 ‘잔상 효과’ 때문이다.
이처럼 서브 에이스의 위력을 체감하면서 스파이크 서브를 보는 시선도 바뀌었다. 이전까지는 서브 에이스(득점)를 늘리기보다 서브 범실(실점)을 줄이는 게 대세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범실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프로배구 원년(2005년) 세트당 0.53개 수준이던 서브 에이스가 지난 시즌 두 배 가까운 1.00개로 늘어난 이유다.
그런데 외국인 선수와 토종 선수는 스파이크 서브를 하는 스타일에서 다르다. 16일 현재 서브 상위 10걸에 이름을 올린 외국인 선수 5명은 모두 오른손으로 공을 띄우고 오른손으로 스파이크 서브를 날린다. 반면 문성민 등 토종 선수는 공을 띄우는 손과 서브를 넣는 손이 반대인 경우가 많다.
김상우 KBSN 해설위원은 “우리나라 선수들은 어릴 때부터 왼손으로 띄우라고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습관적으로 그렇게 해오는 것”이라며 “현역 시절 나도 플로터 서브는 오른손으로, 스파이크 서브는 왼손으로 띄웠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오른손잡이다.
엄한주 성균관대 교수(스포츠과학)는 “선수들이 몇 걸음을 떼고 스파이크 하는 걸 선호하는지에 따라 몸의 방향이 달라진다. 따라서 어느 손으로 공을 띄우는 게 더 낫다고 할 수 없다”며 “자주 쓰는 손으로 공을 띄워야 정확하다. 또 공을 때리는 팔도 자연스럽게 백스윙을 준비할 수 있기 때문에 외국인 선수들은 같은 손으로 띄우는 것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스파이크 서브는 코트를 향해 빠른 속도로 날아오지만 강한 회전이 걸리기 때문에 궤적의 변화가 심하다. 상대 수비진의 상황에 따라 공의 오른쪽 옆면을 ‘깎아 쳐’ 야구의 변화구 슬라이더처럼 휘어 나가는 서브를 하는 선수들도 있다.
현대캐피탈의 리베로 여오현은 “박철우(삼성화재)는 공이 급격하게 밑으로 가라앉고 이경수(LIG손해보험)는 옆으로 꿈틀거리는 게 심하다”며 “스파이크 서브는 야구공보다 속도는 빠르지 않지만 몸으로 직접 받아야 하는 만큼 체감속도는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 러시앤캐시, LIG에 풀세트 승리 ▼
한편 남자부 러시앤캐시는 16일 LIG손해보험을 3-2(25-19, 23-25, 22-25, 32-30, 16-14)로 이기며 5승 13패(승점 17)를 기록했다. 여자부 GS칼텍스는 도로공사를 3-0(25-22, 26-24, 25-16)으로 꺾고 5연승을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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