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주장 고동진(34)이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전 밝힌 2014시즌 목표다. 그는 “4강, 더 나아가 우승을 위해 뛰지만, 그러기 위한 첫 걸음은 ‘약팀’이라는 한화의 이미지를 벗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쉽게 포기하지 않는 야구, 끈질기게 상대를 괴롭히는 야구를 하도록 선수단을 이끌려고 한다. 그러다보면 성적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고 말했다.
한화는 지난 5년간 최하위를 4번이나 기록했다. 패배가 익숙해진 팀 분위기가 더 큰 문제였다. 한 선수는 “야구라는 것은 질 수도, 이길 수도 있는 것인데 한 번이라도 지거나 연패에 빠지면 라커룸 분위기가 급격히 가라앉는다. ‘우리는 안 되나 보다’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지는 것보다 이러한 팀 분위기를 수습하는 게 더 힘들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한화 구단도 분위기 쇄신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정승진 사장을 필두로 전면적인 팀 개혁에 나섰다. 일단 선수층이 두껍지 못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충남 서산에 2군 전용훈련장을 만들어 체계적으로 인재 육성에 나섰다. 또 1군 선수들이 좀더 좋은 환경에서 야구를 하고 팬들이 편안하게 경기를 관전할 수 있도록 3차례에 걸쳐 구장을 고쳤고, 앞으로도 계속 보완해나갈 계획이다. 스토브리그에선 통 크게 지갑을 열기도 했다.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정근우(32)와 이용규(29)를 잡았고, 외국인선수 영입에도 심혈을 기울여왔다. 지난 시즌 최하위였지만 전체 선수단 중 연봉 삭감자가 2명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사기진작을 위해 노력도 병행했다.
물론 투자에 비례해 단숨에 효과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시간과 노력이 더해져야 조금씩 강팀의 면모를 갖춰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한화는 변해가는 과정 속에 놓여있는 것이다. 고동진도 “올 시즌 목표는 가을야구다. 눈높이를 높게 잡고 근접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제했지만, “올해는 한화가 꼴찌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발판으로 삼겠다는 마음이 크다. 선수들에게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으려고 하고 있다. 좋은 선수들이 와서 전력도 보강되고 팀 분위기가 활기차졌다. 우리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스프링캠프 때 잘 준비해서 시즌 때 ‘한화가 달라졌다’는 얘기를 듣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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