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용병, 레오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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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 겸비 역대 최고 외국인 선수
지난 시즌보다 한층 업그레이드… 공격력 가빈의 최고기록 뛰어넘어
30경기 1000득점 새 역사도 가능

삼성화재 레오(왼쪽)가 블로킹 사이로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동아일보DB
삼성화재 레오(왼쪽)가 블로킹 사이로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동아일보DB
프로배구 삼성화재 레오(24)는 국내에 데뷔한 지난 시즌 득점(867점), 공격 성공률(59.7%), 오픈 공격(55.4%), 퀵 오픈 공격(75%), 시간차 공격(72.3%), 후위 공격(60.5%) 등 한국배구연맹(KOVO)이 집계하는 공격 6개 부문에서 1위를 휩쓸며 팀 우승을 이끌었다. 당시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떠난 가빈이 들으면 섭섭하겠지만 둘 중 한 명을 고른다면 레오를 선택할 것이다. 레오가 역대 최고의 외국인 선수”라고 말했다.

가빈(28)과 달리 레오는 수비 능력까지 겸비해 신 감독의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 시즌 레오는 공격수의 첫째 덕목인 득점에서는 가빈에 미치지 못했다. 가빈은 첫 시즌에 프로배구 역대 최초로 1000득점(1110점)을 돌파하는 괴력을 발휘했고 2011∼2012시즌(1112득점)에는 자신의 기록을 깼다. 반면 레오의 지난 시즌 득점은 867점에 그쳤다.

득점만 갖고 두 선수를 비교하긴 어렵다. 경기 수가 다르기 때문이다. 가빈은 2009∼2010 및 2011∼2012시즌 정규리그 전체 36경기 가운데 34경기에 나섰다. 반면 레오는 지난 시즌부터 경기 수가 30경기로 줄어든 탓에 전 경기에 출전하고도 가빈보다 4경기를 덜 뛰었다. 전체 30경기를 치른 2010∼2011시즌에 가빈은 29경기에 출전해 839득점을 기록했다.

평균 득점을 따지면 비교가 쉬워진다. 가빈의 개인 최고 기록은 경기 평균 32.7득점(2011∼2012시즌)과 세트 평균 9.1득점(2009∼2010시즌)이다. 이에 비해 레오는 지난 시즌 경기 평균 28.9득점, 세트 평균 8.1득점에 머물러 가빈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 시즌이 끝나고 근력을 보강한 레오는 올 시즌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득점력을 보여주고 있다. 21일 현재 레오는 경기 평균 35.4득점, 세트 평균 9.5득점으로 가빈의 최고 기록을 뛰어넘고 있다. 이대로라면 명실상부하게 V리그 역대 최고의 외국인 선수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부족함이 없다. 레오가 남은 12경기에서 지금의 공격력을 유지한다면 30경기를 치르는 시즌에서 최초로 1000득점(1063점)을 돌파할 수도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전문가들은 “각 팀의 외국인 선수 수준이 어느 때보다 높다”고 입을 모았다. 현대캐피탈 아가메즈, LIG손해보험 에드가, 대한항공 마이클 등 기량이 뛰어난 외국인 선수들이 선을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 3대 공격수’라는 평가를 받았던 아가메즈에게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아가메즈가 레오보다 나은 공격 부문은 블로킹뿐이다. 득점에서는 622점으로 1위 레오에 16점 뒤져 있고, 공격 성공률은 7위(52%)로 크게 처져 있다. 세트 평균 득점도 8점대(8.9득점)에 그친다. 조용하게 진화한 레오가 외국인 선수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프로배구#외국인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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