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 후 삼성에 복귀한 외야수 이영욱(29)이 괌 스프링캠프에서 5일 만에 중도귀국하고 말았다. 지난해 6월 수술을 받은 오른 손목에 통증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20일 귀국해 이튿날 경기도 용인의 삼성트레이닝센터(STC)에 입소한 그는 “군대 갔다 와서 더 죽기 살기로 훈련하려고 했는데…”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2008년 삼성에 입단한 이영욱은 빠른 발을 바탕으로 공수주에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2009년 88경기에서 타율 0.249(193타수 48안타)와 16도루를 올리더니 2010년 1번타자와 주전 중견수 자리를 꿰차고 120경기에 출장해 타율 0.272(408타수 111안타), 30도루를 기록했다. 팀 도루가 2008년 59개에 불과하던 삼성은 그의 활약에 힘입어 2009년 125개로 크게 늘었다.
그러나 2011년 동국대 1년 후배인 배영섭이 외야에 치고 들어오면서 이영욱은 대주자와 대수비 요원으로 밀리고 말았다. 111경기에 나서서 타율 0.232(203타수 47안타). 그러면서 군 입대(상무)를 결심했다. 상무에서 2012년 3할대 타율(0.317)을 기록한 그는 지난해 고질인 손목 통증 속에서도 0.328의 고타율을 유지했지만, 결국 6월에 수술대에 올랐다. 척골 충돌 증후군으로, 웃자란 뼈를 깎아내는 수술을 받았다.
지난해 말 배영섭이 군 복무(경찰야구단)에 들어가면서 현재 삼성 중견수 자리는 무주공산인 상태다. 류중일 감독은 “이영욱, 정형식, 우동균, 문선엽 등 후보들은 많다”며 괌에서 경쟁을 유도했다. 이영욱 역시 의욕이 넘쳤다. 그러나 조심스럽게 티배팅을 시작하는 과정에서 수술 부위에 통증을 느꼈다. 결국 류 감독은 그에게 “무리하지 마라”며 “손목 통증만 없으면 오키나와 2차 캠프에 부르겠다”며 귀국 조치를 결정했다.
STC에서 재활훈련을 시작한 이영욱은 “배영섭이 빠졌지만 입대 전보다 발 빠른 좌타자가 많아 경쟁은 더 치열한 것 같다. 나도 모르게 마음이 급해지더라. 재활을 더 했어야 하는데”라고 후회하면서 “의욕만 가지고 될 일은 아니다. 손목은 민감한 부위라 확실하게 재활을 하는 게 순서인 것 같다”며 이를 악물었다.